제보하기

[칼럼] 갈수록 위험해지는 동북아 정세

국방비를 통해 본 세계 정세

작성 2016.10.20 08:16 조회 재생수9,322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기사 대표 이미지:[칼럼] 갈수록 위험해지는 동북아 정세
한국의 군사력은 세계에서 몇 번째 쯤 될까요? 해마다 세계 각국의 군사력 순위를 발표하는 GFP(globalfirepower.com)에 따르면 2015년 현재 한국의 군사력은 세계 11위로 나타났습니다. GFP의 군사력 측정 자료는 단순히 군비나 병력 수만 따지는 것이 아니고, 경제력이나 인구 등 50개의 각종 지표를 참고로 해서 작성됩니다.

2015년 현재 군사력 순위 1위 국가는 당연히 미국입니다. 이어 러시아, 중국, 인도, 프랑스가 1위부터 5위까지 차지했습니다. 영국이 6위, 일본이 7위, 터키, 독일, 이탈리아 순입니다. 한국이 11위, 이집트,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브라질 순으로 이어집니다. 북한은 이 평가에서 25위에 위치했습니다.
2015년 세계 군사력 순위 (출처=gfp)남북한만 비교해 보면 한국이 국방 예산 332억 달러, 북한이 75억 달러로 추정됐습니다. 외환과 금 보유고를 보면 한국은 3,749억 달러인 데 비해 북한은 60억 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북한은 외환 보유액 보다도 많은 액수를 국방 예산으로 쓰고 있는 것입니다.

이 군사력 지표를 보면 특기할 만한 사실이 눈에 띕니다. 동북아 지역과 이 지역을 둘러싼 국가들이 세계에서 군사력이 가장 강한 국가들이라는 점입니다. 6자 회담 당사국만 따져 봐도 미국, 러시아, 중국이 1,2,3위를 차지합니다. 일본이 7위, 한국이 11위, 북한도 25위입니다.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군사 강국들이 모두 집합해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타이완도 19위로 만만치 않은 군사력을 과시합니다.

그런데 더 문제는 최근 들어 각국이 군사력 증강에 힘을 쓰고 있다는 점입니다. 먼저 한국을 보면 국방부는 2014년부터 2030년까지 추진할 국방개혁 기본계획에서 국방 예산을 매년 평균 7.2%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물론 지난 몇 년 간 증가율이 이 목표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국방 예산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2015년에는 전년도 보다 4.9%, 올해는 3.6% 늘었고, 내년 예산 요구액은 40조 3,337억 원, 4% 증가했습니다. 이대로 예산안이 통과된다면 2017년도 국방 예산은 사상 처음으로 40조 원을 넘게 됩니다.

일본도 올해 국방 예산에서 ‘사상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습니다. 2016년 국방 예산은 5조 541억 엔으로 ’사상 처음‘으로 5조 엔을 돌파했습니다. 내년도 국방 예산은 올해 보다 2.3% 증가한 5조 1,685억 엔을 책정했습니다. 5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도 만만치 않습니다. 지난 5월 해방군보는 시진핑 주석이 군에 긴축을 지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군 관계자들이 실망을 표시했다고 하는데, 2016년 국방 예산 증가율이 7.6%, 6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역으로 지난 5년 간 중국의 국방 예산이 두 자리 수 증가를 기록했다는 얘기입니다.

러시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들어서 유가 하락으로 전년도 보다 국방비가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2006년부터 2015년 사이 러시아의 국방비는 91% 증가했다고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는 분석했습니다.

미국은 당연히 세계 1위입니다. 국제 전략문제연구소(IISS)에 따르면 2015년 현재 미국의 국방비는 15위 안에 드는 다른 14개국의 총 국방 예산과 맞먹을 정도로 엄청납니다.
세계 탑 15위 국가들의 국방비 비교각국의 국방비를 비교하는 방법으로 총액을 비교하는 방법이 있고, GDP 대비 국방비 비율을 따져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GDP 대비 국방비 비율로 세계적으로 우리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보겠습니다.
세계 GDP 대비 군사비 지출GDP 대비 국방비는 IISS 자료로는 2015년 현재 세계 평균이 2.279%, 미 중앙정보국 CIA 자료로는 2012년 현재 2.42%입니다. 국방부에 따르면 한국은 2013년 2.4%, 2014년에도 2.4%입니다. 세계 평균보다 조금 높은 수준입니다. 국방부 자료를 통해 2014년 현재를 보면 미국이 3.48%, 일본 1.00%, 러시아 3.47%, 중국 1.27%, 타이완 1.8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기관마다, 자료마다 차이는 있습니다.) 세계 평균과 비교해 일본이나 중국은 아직도 국방비를 늘릴 여지를 가지고 있다 할 것입니다.
1988년부터 2015년 GDP 대비 국방비 변화 추이 (출처=월드뱅크)외국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예를 들어 평화가 얼마나 군사비 지출을 줄여주는 지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곳이 유럽입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는 군사비 지출을 GDP 대비 2.0%로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유럽연합 국가 중에서 이 수치를 충족시키는 국가는 거의 없습니다. CIA에 따르면 유럽연합 국가의 군비 지출은 2012년 현재 GDP 대비 1.65%입니다. IISS는 그나마 그리스, 폴란드, 영국, 에스토니아 4개국만 2% 목표를 충족시켰다고 평가했습니다. 나머지 22개 나토 국가의 평균치는 1.1%에 불과합니다. 아이슬란드, 룩셈부르크, 벨기에, 스페인, 헝가리, 라트비아, 체코, 슬로베니아의 국방비는 GDP 대비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사정과 대조적으로 동북아는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북핵뿐 아니고 중국, 러시아, 일본, 한국 사이의 영토 갈등도 존재하고 있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 세계 전략을 둘러싼 갈등도 존재하는 지역이 동북아입니다. 그런 만큼 어떤 돌발 변수가 튀어나올지 예측하기 어려운 지역 또한 동북아 지역입니다.

당정은 지난 18일 핵 잠수함 도입을 포함한 국방력 증강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북핵이라는 직접적인 변수를 안고 있는 우리로서는 당분간 국방비 증액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일 것입니다. 그러나 국민의 지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국방비 증액이 안보에 직결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국방비 증액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방산비리 척결 같은 전제 조건이 분명해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것입니다. 남북관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하는 시도 또한 당연히 없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