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취재파일] '감기약 방부제 안전하다' 장담하는 식약처

작성 2016.10.19 13:19 조회 재생수7,266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감기약 방부제 안전하다 장담하는 식약처
관련 8뉴스 리포트
흔히 식약처라고 줄여서 부르는 정부부처의 정식 명칭은 식품의약품안전처입니다.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손문기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인사말을 보면 식약처는 ‘안전한 식의약, 건강한 국민, 행복한 사회’를 비전으로 국민이 일상생활에서 매일 접하는 식품, 의약품, 화장품, 한약, 의료기기 등의 철저한 안전관리를 통해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고자 노력하는 부처입니다. 요는 식약처의 핵심 업무는 ‘철저한 안전 관리’라는 겁니다.

어제(18일) SBS는 8시 뉴스를 통해 어린이용 감기약을 포함해 530가지 약에 포함된 방부제 벤조산나트륨이 비타민C와 결합하면 벤젠이라는 발암물질이 생성될 수 있어 사용을 줄여나가야 한다는 내용을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실에서 확보한 국정감사 자료를 토대로 보도했습니다. 어린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당연히 큰 관심을 가졌고, 미량이라도 벤젠이 합성될 가능성이 있다면 감기약을 먹일 때 조심해야겠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식약처그런데 식품과 의약품 안전을 책임지는 식약처의 반응은 사뭇 달랐습니다. 기사가 나간 직후 전화를 걸어 “위에 들어가는 순간 화학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 이미 연구가 끝난 문제고 의원실에도 설명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해명자료를 내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주장만 하지 말고, 문제가 없다는 근거가 될 논문을 먼저 보내달라고 요청했지만, 논문은 담당자가 없어서 당장 줄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식약처는 밤사이 해명자료를 냈지만, 뉴스가 나간 지 15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해명자료의 근거는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참고로 식약처의 해명자료를 그대로 옮깁니다.
 
SBS가 10.18일(화) 보도한 “감기약 먹은 후 비타민C...발암물질 유발" SBS 8시 뉴스 기사내용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해명합니다.

□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손문기)는 우리나라에서 허가된 의약품 중 보존제로 사용되는 벤조산나트륨과 비타민 C가 함께 함유된 제품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일반적으로 액상상태에서 벤조산나트륨이 비타민C와 함께 함유된 경우 두 물질이 반응하여 미량의 벤젠을 생성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이러한 반응을 위해서는 일정시간과 액상 중 존재하는 미네랄 등 촉매제가 필요합니다.
○ 따라서 벤조산나트륨과 비타민C를 동시에 각각 복용하는 경우라도 위장에서 소화 흡수되어 벤조산나트륨과 비타민 C가 장시간 반응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위내에서 벤젠이 생성될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국내·외에서 보고된 바도 없습니다.
○ 또한 국내 의약품 중 보존제로 사용되는 벤조산나트륨의 허용기준은 내용고형제와 액제류에서 1일 허용총량 5mg/kg 이하로 WHO 정하고 있는 권고량과 같습니다.
○ 아울러 의약품 중 보존제는 그 명칭과 함량을 용기나 포장에 기재하여 소비자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 식약처는 앞으로도 소비자 안전을 위해 의약품의 품질 및 안전성·유효성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언론이든 전문가든 비전문가인 평범한 시민이든, 누군가 약품이나 식품의 위험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문제를 제기하면, 특히 그것이 과학의 영역에 관련된 것이라면, 다시 한 번 찾아보고 전문가들과 논의하고 충분한 근거를 갖고 입장을 밝히는 것이 정부부처의 역할입니다. 아울러 식약처가 국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긴다면, SBS가 어떤 근거를 갖고 취재했고 어떤 취지로 3분이 넘는 시간을 써서 보도했는지 묻고 자료를 요청해 검토하는 것이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해명자료를 낼 때는 충분한 검토를 거쳐 어떤 실험 혹은 어떤 연구 논문을 근거로 ‘안전하다’고 장담하는지 정확하게 밝혀야 합니다. 과학 전공자는 아니지만, '과학하는 사람'이라면 그리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우리는 화학물질과 더불어 살아갈 수밖에 없고, 그래서 안전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가습기살균제를 비롯한 여러 사건을 통해 뼈아프게 배운 것입니다. 국민들은 안전성이 검증된 화학물질을 원하지, 괜찮을 것이다, 가능성이 낮다, 해로운 물질이 확인된 바가 없다는 말을 더 이상 믿지 않습니다. 아주 사소한 위험이라도 국민들에게 알리고, 더 안전하게 복용하고 먹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 식약처의 역할입니다.

식약처의 해명이 맞는지, 정말 벤조산나트륨과 비타민C를 함께 먹어도 안전한지는 식약처가 내놓는 근거들을 꼼꼼히 검토한 뒤에 취재파일이나 뉴스 리포트를 통해 추적 보도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