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 먹이인데…도토리 털어가자 뜻밖의 문제

장세만 기자 jang@sbs.co.kr

작성 2016.10.17 22:3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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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맘때 도토리는 다람쥐뿐 아니라 산짐승의 중요한 먹이가 됩니다. 그런데 이 도토리를 사람들이 다 털어가면서 뜻밖의 문제가 생겨났습니다.

장세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정릉에 나타난 멧돼지가 사냥개에 붙잡혔습니다.

한 시간여 도심을 활보하는 동안 추격전이 벌어졌습니다.

어젯(16일)밤엔 성남시 분당구에 멧돼지가 나타나 아파트 단지를 휘젓고 다니다 사살됐습니다.

이렇게 가을철 멧돼지 출몰이 잦은 건 개체 수가 크게 늘어났는데, 먹잇감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맘때 주된 먹이는 도토리인데, 씨가 말랐습니다.

등산로 주변엔 알맹이는 사라진 채 도토리 껍질만 넘쳐 납니다.

[등산객 : 해머 이런 거 갖고 (나무를) 울리는 사람도 있어요. 망치로 때리면 꽝 울리면 (도토리가) 우수수 쏟아져요.]

산 아래 민가에선 자루 가득 긁어모은 도토리를 말리고 있습니다.

국내산이라고 홍보하면 인터넷에서 날개 돋친 듯 팔립니다.

[도토리 판매자 : 도토리는 다 좋죠. 간에도 좋고, 당뇨에도 좋고 혈압에도 좋고 다 좋아요.]

도토리는 멧돼지와 청설모 같은 포유동물과 어치, 꿩 같은 조류에 이르기까지 겨울을 나는 동물의 중요한 먹잇감입니다.

[박찬열/산림과학원 박사 : (도토리는) 탄닌 뿐만 아니라 다른 방어 물질이 있어서 저장성도 뛰어나고, 산림 동물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산림 자원 중의 하나입니다.]

또 새의 먹이가 되는 바구미와 거위벌레 같은 곤충은 도토리를 안전한 산란 장소로 쓰고 있습니다.

도토리를 양보하면 산림 생태계를 살릴 수 있습니다.

(영상편집 : 유미라, VJ : 김형진·신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