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부작침] 국회의원 재산 해부 : 그들의 재산은 대한민국 상위1% 부자보다 많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sbs.co.kr

작성 2016.10.14 10:02 수정 2016.10.14 17:4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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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가 개원한 지 넉 달이 지났다. 시민들은 20대 국회가 19대 국회보다 더 우리 사회와 공감할 수 있는 의원들로 채워지길 원했을 것이다. 특히 평생을 저축해도 내 집 한 채 마련하기 어렵고, 통장을 잠깐 스치고 사라져버리는 박봉에 힘겨워 하고, 빠듯한 살림살이에 출산마저 언감생심이라고 말하는 많은 서민들일수록 그런 마음이 더 했을 것이다.

[비디오 머그 x 마부작침]국회의원 재산 ALL ★ STAR

얼마나 재산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서 있는 자리가 달라지고, 달라진 자리에 따라 보이는 풍광도 바뀐다는 말이 있다. 20대 국회의원들은 어떤 자리에 서 있을까. 그들의 재산을 분석하면 그 답의 한 단면을 알 수 있을 것이다.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은 20대 국회의원 300명 전원의 재산을 분석했다. 초선 의원을 포함해 재등록 의무가 있는 의원 154명에 대해선 지난 8월 말 공개된 공직자 재산신고를 기준으로, 재선 이상의 나머지 의원 146명은 지난 3월말 공개된 재산신고를 기준으로 했다.

● 의원 3백 명, 총재산 '1조 1,900억 원' 보유…1인당 평균 40억 원 >일반 가구당 평균 3억 4천만 원
[마부작침] 20대 국회의원 재산 합계
국회의원 3백 명이 보유한 금융·부동산·채권 등 재산의 합계는 1조 1천 994억 원이다. 의원 1인당 평균 39억 9,800만 원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2조 원이 넘는 재산으로, 19대 국회의원 1인당 재산(95억 원)의 평균치를 대폭 끌어올렸던 이른바 '정몽준 효과'는 사라졌지만, 20대 국회 역시 지난해 3월 기준 통계청이 발표한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보유자산 3억 4천만 원(부채 포함)의 13배 수준이었다.

의원 1인당 평균 재산을 기준으로 하면 20대 국회의원 전원은 우리나라 상위 1%로 구성된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국내 소득분배에 대해 오랜 기간 연구한 동국대 경제학과 김낙년 교수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논문 <한국의 부의 불평등>에 따르면, 소득 분배 상위 1% 기준점은 순자산 9억 9천만 원이다. 상위 1%의 평균 순자산은 24억 3,7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즉, 20대 국회의원의 1인당 평균 재산은 우리 사회 소득 최상위 1%의 평균 재산을 훌쩍 넘었다.

● 1등과 300등 차이 2,355억 원…이것이 '여의도 생태계'

의원 1인당 평균 재산은 산술적으로 40억 원이지만, 의원들 간 격차가 있었다. 재산 1위 의원과 300위 의원의 차이는 2,355억 원이다. 20대 국회의원 중 재산 1위(2,341억 원)는 게임업체 '웹젠' 대주주로 초선인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이다. 2위(1,629억 원)는 '안랩' 대주주인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 3위(1,551억 원)는 '동일고무벨트' 대주주인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이다.
[마부작침] 20대 국회의원 재산 상위 Top 101~10위엔 더민주 2명, 새누리 7명, 국민의당 1명이 포함돼 있고, 이들 모두 100억 원대 자산가다. 반면, 재산이 마이너스인 의원은 더민주, 새누리, 국민의당 각각 1명 씩 모두 3명이다. 이 중 더민주 진선미 의원이 -14.2억 원으로 의원 300명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마부작침] 20대 국회의원 보유 재산 인터랙티브 조회 이미지
*300명 의원의 재산 순위 및 토지, 예금, 유가증권 등 상세한 재산 내역은 인터랙티브에서 확인 가능

● 땅부자, 건물부자 의원들…의원 77%, 서울 부동산 보유 ‘남다른 서울사랑’
[마부작침] 20대 국회의원 재산 분야별 상위 Top 10재산 종합순위 1~3위는 천억 원대 자산을 보유한 기업가 출신들이 차지했지만, 토지·건물·예금 등 부문별 순위는 달랐다.

대지·전·답 등 토지 부자 1위는 새누리 박덕흠 의원이다. 원화건설 대표이사 출신으로 대한전문건설협회 회장을 역임한 박 의원은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서울 송파구, 경기 여주, 강원 홍천, 제주 서귀포 등에 214억 원대 토지를 보유한 대표적인 땅 부자 의원이다. 92억 원대 땅을 보유해 2위를 기록한 새누리 김세연 의원과 3위에 오른 같은 당 오신환 의원(45억 원)과도 상당한 격차가 났다.

건물 부자 1위로는 더민주 박정 의원이 꼽혔다. '박정 어학원' 설립자인 박 의원은 서울 마포구에 빌딩을 소유하고 있는 등 337억 원대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 2등은 토지 부분에서도 같은 순위를 기록한 새누리 김세연 의원(124억 원), 3위는 같은 당 홍문종 의원(107억 원)이다.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 부문 1~10위엔 새누리 의원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포진해 있다.

의원들의 부동산 재산 중 눈여겨 볼 대목은 서울 소재 부동산(토지+건물)이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의원 49명, 비례대표 47명을 포함해도 100명을 넘지 않지만, 20대 국회의원 300명 중 76.3%인 229명이 서울에 부동산을 가지고 있다. 이들이 가진 서울 부동산 재산을 합치면 2,810억 원에 이른다. 특히, 지역구가 서울이 아닌 의원(비례대표 제외) 204명 중 142명(69.6%)가 서울에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부작침] 20대 국회의원 보유 서울 부동산● 예금부자, 골동품 부자…다양한 부자의 집합소

20대 국회 최고의 현금 부자는 새누리 최교일 의원이다. 서울중앙지검장 출신인 최 의원은 본인 명의로 모 은행에 16억 원, 배우자 명의로 모 생명보험에 21억 원을 가지고 있는 등 예금 재산만 149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예금 부자 2위는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103억 원), 3위는 새누리 김무성 의원(100억 원)이 차지했다.

주식 등 유가증권 부자 순위(1~3위)는 전체 재산 순위와 같았다. 1위는 '웹젠' 대주주인 더민주 김병관 의원(2,241억 원), 2위는 '안랩' 대주주인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1,521억 원), 3위는 '동일고무벨트' 대주주인 새누리 김세연 의원(1,327억 원)이다. 137억 원대 주식 부자로 4위를 기록한 새누리 윤상현 의원, 5위를 기록한 굽네치킨 창업주 새누리 홍철호 의원(33억 원)도 눈에 띄는 주식 부자다. 홍 의원은 굽네치킨과 연관된 (주)플러스원, (주)크레이코 비상장주식을 각각 40만 주와 26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

자동차, 보석, 회원권 등 기타 재산 1위는 더민주 손혜원 의원으로 나타났다. 홍익대 교수 출신으로 한국나전칠기박물관 관장을 역임한 손 의원은 1억 5천만 원으로 평가받는 칠기와 2천만 원짜리 도자기 등 28억 원 상당의 골동품 예술품을 포함해, 기타 재산으로만 31억 원을 신고했다. 2위는 더민주 김종인 의원(13억원), 3위는 더민주 소병훈 의원(12억원)이다.

● '부자들의 리그'가 된 '여의도'

각양각색의 자산가들로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고 있는 20대 국회지만, 그 속에도 부의 불평등은 존재했다. <마부작침>은 의원들의 재산 분포를 보다 정밀하게 분석하고자 여섯 구간 (그래픽/1구간: 5억 미만/ 2구간: 5~10억 미만/3구간:10~50억 미만/4구간: 50~100억 미만/5구간:100~1천억 미만/6구간: 1천억 원 이상)으로 나눠 살펴봤다.
[마부작침] 20대 국회의원 재산 구간별 분포6구간 중 3구간(10~50억)에 가장 많은 의원이 분포했다. 전체 의원 중 44.7%에 해당하는 134명이 포함됐고, 3구간 의원들의 1인당 평균 재산은 22억 원이다. 다음으로 2구간(5~10억)에 속한 의원은 80명(26.7%), 1구간(5억 미만) 59명(19.7%) 순이다. 상위 구간인 4~6구간에 속한 의원들은 27명으로, 전체 의원의 9%에 해당한다.

중간인 3구간에 가장 많은 의원이 포진해 있어 허리가 튼튼한 마름모꼴 형태를 보이지만, 전체 재산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부의 불균등'을 확인할 수 있다. 상위 구간(4~6구간) 의원 27명이 국회의원 300명의 전체 재산(1조 1,994억 원) 중 8,314억 원을 점유하고 있다. 즉, 상위 9%가 전체 재산의 69%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마부작침] 국회의원 재산 로렌츠곡선
위의 그래픽은 분배상태의 불균등 정도를 나타내는 '로렌츠곡선'으로 의원들의 재산 분포를 표현한 것이다. 재산 분배가 균등할수록 곡선은 45° 대각선(균등분포선)에 가까워지는데, 해당 곡선은 균등분포선과 상당히 멀어진다. 완전균등선과 곡선 사이의 면적이 넓을수록 불평등 정도가 큰 것으로, 그만큼 부의 불균등이 심하다는 것이다. 부의 불균등과 균등 여부는 완전균등선과 곡선 사이의 면적인 지니계수로도 확인 가능했다.

의원들의 지니계수(소득의 균등 분배를 나타내는 지수, 0에서 1까지의 수치로 계산,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 심각)는 0.77이다. 지난해 4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우리나라 가계 소득 및 자산 분포의 특징>보고서에 나오는 우리나라 가계의 순자산 지니계수는 0.6014이다. 즉, 국회의원들 사이의 '경제 불균등'도 우리 사회 못지않은 것이다.

● 국민의당>새누리>더민주>>무소속>>>정의당

각 정당별 재산 규모도 차이를 보였다. 소속 의원이 129명인 새누리는 5,400억 원, 의원 수 122명인 더민주는 4,180억 원, 38명인 국민의당은 2,374억 원, 6명인 정의당이 22억 원 재산을 가지고 있다.

다만, 무소속을 포함해 5개 정당 중 의원 1인당 평균 재산이 가장 많은 정당은 국민의당이다. 의원 1인당 평균 59억 8,500만 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음으로 새누리(42억 원), 더민주(34억 원), 무소속(15억 원), 정의당(3억 원)순이다.

19대 국회에서 1인당 평균 234억 원이었던 새누리가 2위로 밀린 건 '정몽준 효과'가 사라졌기 때문이고, 국민의당이 1위를 차지한 건 안철수 의원이 평균을 대폭 끌어올린 결과로 분석된다. 19대 국회 당시 1인당 평균 20억 9천만 원(당시 민주통합당)이었던 더민주는 20대 국회에선 10억 원 이상 상승했는데, 이는 1천억 원대 자산가인 김병관 의원이 당선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 기업인 출신> 학계> 법조인>공무원>언론인>>>시민단체 순

의원들의 재산은 출신 직업군별로도 격차를 보였다. 국회의원이 되기 전 직업(11개 직업군)을 기준으로 출신 직업군별 평균 재산을 분석해본 결과, 더민주 김병관 의원 등 기업인 출신 의원의 평균 재산이 240억 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이는 국회의원 300명 중 1~3위를 기록한 의원(김병관, 안철수, 김세연) 3명이 모두 기업인 출신이라는 점과 궤를 같이 한다.
[마부작침] 20대 국회의원 직업별 평균재산재산이 많은 직업군 2위는 서울대 초빙교수 출신인 3선의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과 같은 학계·교육계 출신으로 평균 34억 원으로 집계됐다. 3등(24억 원)은 법조인 출신, 4등(23억 원)은 공무원·공공기관 출신, 5등(18.6억 원)은 언론계 출신 순이다. 직업군 중 최하위는 운동가·시민단체 출신으로 평균 7.8억 원으로 분석돼 1위 직업군과 상당한 금액의 차이를 보였다.

● 상위 1%의 국회…그들은 서민들과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까

단순히 재산이 많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아서는 안 된다. 하지만 시민들은 그런 국회의원을 바라볼 때 적잖은 괴리감을 느낀다. 김민전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수백억 수십억 원대 재산을 가진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이익에서 벗어난 정책을 만들기는 힘들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상위 1%로 살면서 그런 대접을 받는데 익숙한 이들이 다양한 계층의 이해를 대변하는 데는 본질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국회의 다양성 확보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덧붙였다.

선거에는 막대한 자금이 든다는 현실 때문에 출마의 선결 조건은 자금 확보라는 건 정가의 통설이다. 그만큼 다양한 계층의 국회 진출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진입장벽이 높은 국회에서 다양성을 확보할 방법은 없을까. 김민전 교수는 “우선적으로 비례대표제를 활용해 다양한 계층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다수의 당이 비례대표를 여전히 성공한 사람의 진출로, 공이 있는 정당인에게 주는 자리로 여기고 있는데, 국회의 본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라도 비례대표를 통한 다양한 계층의 이익 대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지윤 기자(legend8169@sbs.co.kr)
박원경 기자 (seagull@sbs.co.kr)
분석: 한창진·장동호
디자인/개발: 임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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