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중국의 '불편한 진실'…게이 HIV 감염 급증세"

이정국 기자 jungkook@sbs.co.kr

작성 2016.09.28 10:17 수정 2016.09.28 11:0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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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최근 몇 년 새 남성동성애자(게이)가 급증하고 그로 인한 HIV(에이즈 바이러스) 감염도 많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오늘 보도했습니다.

WSJ는 1980년대와 1990년대만 해도 중국에선 에이즈를 서구 자본주의의 퇴폐적인 생활의 산물로 인식했고 2001년까지 동성애를 정신질환으로 분류하면서 동성애에 관련한 공개적인 논의를 꺼릴 정도였으나, 폭발적인 증가세로 인해 이제는 골칫거리로 등장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의 개혁개방 물결 속에서 에이즈는 유흥음식점 여성 접대종사자와 마약 투약자가 주로 걸리는 질병으로 여겨졌고, 2001년 허난 성에서 매혈로 인한 에이즈 집단 감염 사건이 발생해 경각심이 일기도 했으나,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몇 년 새 에이즈 감염 속도가 빨라져 지난해 중국 정부 추산으로 감염자가 57만5천 명에 달했으며 이는 미국의 120만 명보다는 적지만, 미국은 매년 평균 4만 명이 새로 감염되는 데 비해 중국은 매년 10만 명에 달하는 점을 고려할 때 조만간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수도 있을 것으로 WSJ는 전망했습니다.

신문은 그러면서 지난달 말 장시성 난창시 질병관리중심(센터)이 37개 대학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에이즈 감염 대학생 수가 135명이었고 사망자 수가 7명에 달했으며 최근 5년 새 해당 대학들의 학생 에이즈 발병률이 연평균 43%씩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소개했습니다.

중국에선 농촌 출신 대학생들이 대부분 대학 내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성 개방 의식이 강한 탓에 대학 내에서 남성 간 동성애 비율과 HIV 감염도 느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WSJ는 중국 내에서 HIV 감염 통로로서 남성동성애자 성관계가 2006년에는 1%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지난해에는 27%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소개했습니다.

이처럼 에이즈 감염이 유흥업소 종사자나 마약 투약자가 아닌 대학생을 중심으로 폭증하자 중국 당국은 각 대학에 감염자를 통보하고 특별관리토록 하고 있으나, 그와 관련해 반발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신문은 중국이 2003년 사스(급성호흡기증후군) 파동을 겪고 나서 자국민에게 에이즈 감염 검사를 무료로 시행하고 있으나 사회적으로 동성애에 대해선 여전히 색안경을 쓰고 보는가 하면 학교와 직장 등에서 배척하는 분위기가 여전한 가운데 HIV 감염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에이즈 감염자이자 활동가인 류주룽(37)은 "26 살이 될 때까지 동성애는 그저 온라인상에서나 봤다. 에이즈에 걸리고 나서 직장에서도 내쫓기고 자살하려고도 했다"면서 "'안심할 수 있는 성관계'보다는 '성 윤리'를 강조하는 중국 당국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감염자에 대한 비난만으로는 에이즈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중국에 에이즈 감염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라고 촉구해왔습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2000∼2015년에 전 세계의 에이즈 연간 신규 환자 수는 35% 감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