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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짐승만도 못한 아들…가족보다 나은 이웃

[월드리포트] 짐승만도 못한 아들…가족보다 나은 이웃

박병일 기자 cokkiri@sbs.co.kr

작성 2016.09.25 09:50 수정 2016.09.25 10:4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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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디애나 주 랜돌프 카운티 911 구급대는 지난 주, 한 통의 전화를 받고 급히 출동했습니다. 어떤 남성이었는데 심장에 이상이 있는지 가슴에 통증이 온다는 신고였습니다. 이 남성을 병원으로 이송하려고 집안에 들어섰던 구급대원들은 소스라치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집 내부는 온통 쓰레기와 오물 천지였습니다. 현관에 들어서자 마자 악취가 진동했고 바퀴벌레들이 드글드글했습니다. 방 쪽으로 걸어 들어가던 중 한쪽에 80대로 보이는 할머니를 발견하게 됐습니다. 할머니는 작은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옷은 언제 빨았는지 알 수 없을 만큼 더러웠고, 의자 곳곳에는 인분이 말라붙어 덕지덕지 붙어 있었으며, 그 위를 구더기들이 기어 다니고 있었습니다.  신고한 남성은 이 할머니의 아들이었습니다. 구급대는 일단 두 사람을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남성은 건강에 큰 이상이 없었는데 할머니는 골반 뼈가 골절돼 있었습니다. 구급대의 신고로 경찰이 수사에 나섰는데 조사 결과 할머니의 골반 뼈가 부러진 것은 석 달 전이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게다가 골반 뼈가 부러진 상태에서 한번도 병원 치료를 받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웃에 사는 여성, 와그너는 “그 집 앞 정원은 오랫동안 방치해서 잡초가 무성했죠. 그래서 제가 가끔씩 그 잡초를 깎아주곤 했죠. 아들을 한번 만나게 돼 ‘어머니는 잘 지내시냐’고 물었더니 엉덩이 뼈가 부러졌는데 곧바로 치료를 받고 지금은 잘 지내고 있다고 말하더라고요. 그러면서도 집에는 절대 들어오지 못하게 했어요. 그러다 보니 그렇게 어머니를 내버려 둔지도 몰랐을 뿐 아니라 집 내부가 오물 더미인줄도 전혀 알 수 없었죠.”  할머니는 석 달 전 집에서 넘어지면서 골반 뼈가 부러졌다고 했습니다. 구급대가 도착했을 때 할머니는 등받이가 있는 작은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혼자 힘으로는 움직일 수 없는데다 그런 어머니를 아들도 방치하다 보니 화장실도 가지 못했습니다.

그냥 의자에 앉은 채로 대소변을 보게 됐고 그 때문에 의자에는 대소변이 눌어붙어 있었고, 할머니 몸에서는 구더기와 기생충이 기어 다니고 있었던 겁니다. 그런 할머니를 구급대가 들것에 옮겨 병원으로 옮기는데 현관으로 나가는 통로가 온통 쓰레기더미로 막혀 있어서 할 수 없이 창문을 통해 옮겨야 했습니다.  도대체 왜 사지 멀쩡한 아들은 골반 뼈가 부러진 어머니를 치료도 하지 않고 석 달이나 오물더미에 방치했던 것일까요? 경찰 조사에서 아들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어머니가 뼈가 부러진 뒤에 집에서 죽고 싶으니 그냥 놔두라고 했어요. 그래서 병원에 가지 않았고 911 구급대도 부르지 않았어요.” 정말 말 같지 않은 말입니다.

뒤집어 얘기하면 골반 뼈가 부러진 어머니를 집에서 죽게 하려고 방치했다는 말이니까요. 골반 뼈가 부러져 움직이지도 못해 의자에 앉아 배변하는 어머니는 석 달 째 방치하면서 자기 자신은 가슴에 통증이 조금 있다고 부랴부랴 911 구급대를 부른 겁니다.

한 이웃 주민은 이렇게 말합니다. “아마 피를 나누지 않은 남이라고 해도 그렇게는 하지 못할 거에요. 누군가 죽고 싶다고 해도 달려가서 살려내는 게 사람의 도리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자기 어머니에게 그럴 수 있죠?”  반면, 미국 일리노이 주 시카고에서는 가족들보다 나은 이웃들의 따뜻한 온정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SBS 8시 뉴스를 통해 보신 분들도 있겠지만 아이스크림을 파는 89살의 산체스 할아버지의 사연입니다.  산체스 할아버지는 멕시코에서 태어난 지 반년 만에 고아가 돼 13살부터 줄곧 농장에서 일해 오다가 90년대 미국에 건너왔습니다. 그리고 환갑을 넘어 아이스크림 장사를 시작했는데, 20년이 넘도록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아이스크림을 팔아왔습니다. 하루 온종일 버는 돈이라야 고작 1-2만 원 정도에 불과했지만 유일한 생존 수단이었던 만큼 하루도 쉴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갈수록 체력은 달렸고 수입은 줄었습니다. 그런데다가 이 노부부를 돌봐 온 외동딸마저 석 달 전에 숨지면서 생계는 더 막막해졌습니다. 병든 아내와 함께 생계를 이어 가려면 팔리건 안 팔리건 아이스크림 통이 담긴 작은 수레를 밀고 하루 온종일 길거리를 다녀야 했습니다. 그러던 중, 이 할아버지에게 단 하루의 휴식이라도 주자며 인터넷 모금 운동이 시작됐습니다.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불과 일주일 만에 모금된 금액이 38만 4천달러, 우리 돈 4억 5천만 원이나 됩니다. 십시일반 온정을 담아 모아진 금액은 지난 금요일 산체스 할아버지 부부에게 전달됐습니다. 부모가 없었으면 세상 빛을 보지 못했을 아들의 방치 때문에 골반 뼈가 부러진 노모는 석 달이나 치료하지 않은 채 오물 쓰레기 속에서 살아야 했던 데 반해, 산체스 할아버지는 생면부지 이웃들의 따뜻한 온정 덕분에 20년을 힘겹게 끌고 다녀야 했던 아이스크림 통을 내려놓고 여생을 편안히 살게 됐습니다. 
 
사진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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