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배우 윤석화 - 무대와 함께 한 40년

hklee@sbs.co.kr SBS 뉴스

작성 2016.09.21 02:11 수정 2016.09.21 02:1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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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975년 연극 '꿀맛'으로 처음 무대에 선 후 40년 동안 연극 무대를 지켜온 여배우가 있습니다. 그녀의 연기 인생 40년은 어땠을까요? 40주년 기념 공연 '마스터 클래스'로 돌아온 배우 윤석화 씨를 오늘(21일) 초대석에 모셨습니다.

'꿀맛'에 데뷔하실 때, 풋풋한 스무살이셨어요. 어느덧 40년이 흘렀습니다. 실감이 나세요, 그 세월이?

[윤석화/배우 : 실감이 안 나요. 그리고 되돌아보면 그냥 한 순간에 다 지나간 것 같기도 하고, 그러다 또 되돌아보면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여기까지 왔구나', '그래 배우로서 40년,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저를 다독이고 있습니다.]

이번에 연극인생 40주년 기념작으로 '마스터 클래스'를 선택했는데, 마리아 칼라스의 삶을 다룬 연극이에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윤석화/배우 : 마리아 칼라스가 이 작품에서 얘기하는 예술의 정신이라는 게 제가 늘 제 자신에게 타이르고, 후배들에게 하는 이야기와 너무나 같고요. 그리고 사실 그 예술의 정신이라는 게 우리 삶의 정신과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래서 만약에 이 작품으로 제가 왜 40년 동안 그토록 연극을 해 왔을까, 그렇다면 거기서의 삶은 무엇일까를 관객에게 잘 전달할 수 있고 그것이 관객들에게 위로도 되어주고 또 다른 희망이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작품이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상당히 연극 내용에 몰입돼 있는 그런 느낌입니다. 그런데 이 '마스터 클래스'가 배우 윤석화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면서요?

[윤석화/배우 : 제가 여러 가지, 제 삶에서 40년 동안 연극배우로서 굉장히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는데, 개인적으로 마치 연극이 나를 배신한 것 같은 그런 어떤 아픔이 있었어요. 그래서 연극을 은퇴해야 하나 했을 때 이 작품이 저를 구원해줬습니다. 관객들에게 이런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다면 어떠한 절망도 다시 딛고 일어설 수 있지 않을까 구원을 준 작품입니다.]

연기 측면에서 보면 18년의 세월이 흘렀는데, 당시의 마리아 칼라스를 연기 하실 때 그리고 지금 이 나이에 다시 연기하는 마리아 칼라스는 의미가 다르게 느껴지지 않습니까?

[윤석화/배우 : 그때도 제 나름대로는 작품 속에 의미들을 다 이해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다시 세월을 살아내고 보니까 그때는 이해는 했지만, 그러니까 체득은 했을지는 모르지만 그 당시에는 체화는 안 된 거죠. 이번에는 나이와 더불어 세월이 주는 깊이랄까 이런 것들이 정말 이 작품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들이 저에게 체화가 되었다는 느낌, 그런 느낌으로. 깊어진 거죠.]

다른 인터뷰를 보니 내 인생에서 '마스터 클래스' 공연은 마지막이다, 라고 말씀 하셨는데 이건 무슨 의미인가요?

[윤석화/배우 : 떠날 때를 알고 떠나는 자의 뒷모습도 아름답다고 했는데 제가 이걸 할 수 있어도 계속 하는 건 욕심이라는 생각이 들고요. 또 제가 빨리 내려놔야 후배들이 더 좋은 연기를 이 작품을 통해서 꿈꿀 수 있게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이번 공연이 마지막으로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했고요.]

한국 연극계의 거장들이 모여서 '햄릿'이라는 공연을 했습니다. 거기서 어떤 역을 맡으셨습니까?

[윤석화/배우 : 제가 오필리어, 18살 오필리어.]

지금 연세가 상당히 되셨지만 그 무대에서는 거의 막내급이셨죠?

[윤석화/배우 : 네, 제가 세 번째 막내였어요.]

감회가 상당히 다르셨죠, 그 공연 자체가.

[윤석화/배우 : 아무래도 그런 연극계 선후배가 함께 무대에 선다는 것은 앞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 아주 애틋하고 감사한 일이였죠.]

지금까지 연극, 뮤지컬 등 수많은 작품을 하셨는데, 배우 윤석화에게 가장 특별하게 기억되는 작품은?

[윤석화/배우 : 몇 가지만 꼽으라고 하면 정말 힘들어요. '신의 아그네스'는 저나 관객이나 잊을 수 없는 작품이겠고, 그러나 저는 '덕혜옹주', 그리고 '딸에게 보내는 편지', '마스터 클래스'입니다.

연기 인생 40년 동안 가장 의미 있고 보람 있는 순간을 꼽으라면 언제일까요?

[윤석화/배우 : 역시 관객들의 박수를 가장 크게 받을 때죠. 관객의 박수소리에 저희는 천국도 갔다가, 지옥에 갔다가 그런 것 같아요.]

따로 어떤 특별한 순간이 아니라 무대 위에 서는 그 순간이 의미가 있는 거군요. 마지막으로 정리해보죠. 연기 인생 40년, 배우 윤석화에게 무대는 어떤 의미입니까?

[윤석화/배우 : 저에게 무대는 제 삶 그 자체죠. 저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모든 것을 무대에서 배웠습니다. 그렇게 관객들과 함께 울고, 웃고 나누면서 관객들이 저에게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절친'이고요. 그렇게 짝사랑하면서 살았으니 제 삶 그 자체죠.]

짧은 시간이지만 갑자기 40년 세월이 눈앞을 스쳐가는 느낌을 받으셨나 봅니다. 지난 40년간 팬들로부터 받은 사랑, 지금도 받고 계신 사랑에 보답하시고 또 후배들 위해서도 많이 애써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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