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배우 박근형 - 57년 차 명품 배우의 액션 느와르

hklee@sbs.co.kr SBS 뉴스

작성 2016.09.01 02:13 수정 2016.09.01 04:2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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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연기 57년 차, 관록의 노배우가 액션영화의 주인공이 되어 스크린으로 돌아왔습니다. 어제(31일) 개봉한 영화 그랜드 파더의 주인공 57년 명품 배우시죠, 박근형 선생님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얼마 전 부천판타스틱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셨다고요?

[박근형/배우 : 저도 연극 공연을 하고 있다가 그 소식을 들었습니다. 경쟁 부문에 들어 있었더라도 전혀 생각도 못 했던 일인데, 상을 받게 돼 너무 기뻤습니다.]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영화 '그랜드 파더'가 개봉한 지 막 하루가 지나고 있는데요, 지금 기분이 어떠십니까?

[박근형/배우 : 어떻게 판단 해 주실지 궁금합니다.]

관심 있는 팬들을 위해서 '그랜드 파더'가 어떤 영화인지 짤막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박근형/배우 : 우리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입니다. 이 영화의 주제는 손녀, 가족과의 소통의 문제를 다루었고 그게 손녀를 지키기 위해 할아버지가 고군분투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할아버지는 월남전에 참전했던 참전용사죠. 현재는 낡아빠진 버스를 운전합니다. 외국인 노동자를 아침 7시까지 정확하게 공장에 실어줘야 하는데, 매일 가다가 덜커덕 거리는 버스죠.]

저도 어제 영화를 봤는데,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지금 현재의 많은 문제점들이 녹아 있는 것 같더군요. 생각보다 액션 장면들이 굉장히 많던데요, 직접 다 소화하셨다고요? 

[박근형/배우 : 네. 무술감독에게 따로 부탁했습니다. 저도 나이가 있으니 아무리 전문인 흉내를 내더라도 문제가 있을 것 같아서 좀 하기 쉬운 쪽으로. 그랬더니 합을 이루지 않고 끊어서 가는 부분으로 해 주시더라고요, 나머지는 제가 연기를 하면 되니깐요. 그렇게 해서 편집본을 보니 아주 깜짝 놀랄 정도더군요.]

올여름 폭염이 워낙 유난해서 더위 속에 촬영하느라 응급실에 두 번이나 실려 가셨다면서요.

[박근형/배우 : 아주 기절을 해서 나자빠진 건 아니고요. 어지럼증이 생기더라고요. 주저앉지는 않고 서서 빨리 이야기를 했죠. '어지러우니 응급실을 가자' 해서 두 번이나 응급실에 가게 됐는데, 금방 링거 맞고 돌아와서 일을 했습니다.] 

그랜드 파더에 대한 영화 비평가들의 평을 보면 '배우 박근형의 커다란 도전의 결실이다' 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개인적으로 어떻게 의미를 두고 계십니까.

[박근형/배우 : 우리나라에서는 아마 그런 유형의 영화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평범하게 사는 사람들 속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하니 도전을 했죠. 제가 해 보고 싶었던 것이기도 했고요. 제가 갈구하고 있었던 연기여서 제가 얼른 하겠다고 했죠.]

연기 인생 어느덧 57년 차가 되셨는데, 연기의 출발은 사실 좀 어려움이 많으셨다고요?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많으셨다고 들었는데요.

[박근형/배우 : 그때는 전쟁 수복 이후의 사람들이니까요, 나라가 참 형편이 어려울 때였죠. 고등학교 1학년이 되니 전국 남녀중고등학교 연극경연대회가 열렸습니다. 거기에 출연한 뒤로 연극 바람이 들어서. 그렇게 좋았어요, 남을 표현하는 게. 하는 동안 연극계가 상업극로 넘어 오는 과정을 경험했죠. 그런데 먹을 것도 없고, 너무 가난하니까. 점심은 굶고 저녁에 들어갈 때 걸어 들어가야 되고. 돌아가신 저희 어머니가 그때 싸고, 지고, 이고 와서 생활을 조금씩 도와주셔서 겨우, 그냥 제 갈 길이라 생각하고 달려 왔죠.

그것 때문에 사실 가족들이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요.

[박근형/배우 : 너무 고생했죠. 죄를 많이 지었어요. 그때는 저만 욕심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하니까 가족에게 너무 서운했기 때문에. 제가 한 37~38살 때 소위 경제적으로 좀 나아진 편이어서 그때는 보니 아이들 교육은 걱정이 없는데 가까이 하기엔 너무 멀어져 있더라고요. 그래서 소통 문제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작품을 하실 때에는 후배들과도 소통을 많이 하신다고요.

[박근형/배우 : 네. 처음 영화를 들어가기 전 모두 앉아서 합독을 할 때, 작품의 방향이 어떤 것이며,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한다는 것을 토론을 하죠. 그때는 제가 냉정하게 이야기를 하는 편인데 그래서 무섭다는 이야기도 하오는데 같이 하는 사람은 같이 가야 하니까, 조화를 이루어야 하니까 항상 이야기를 같이 하죠.]

후배들에게는 무서운 선배일 수 있지만 카메라 감독 얘기로는 동시대에 같이 연기를 하셨던 분이나 중견 여배우들이 가장 존경하는 남자배우로 손꼽았다는데, 그 인기 비결이 뭡니까?

[박근형/배우 : 과찬이신데, 그 분들이 저를 뭐라고 부르냐 하면 '박 씨 아저씨'라고 해요. 동네 아저씨마냥 친하게 지내고 심부름도 잘 하고, 불편한 부분이 있으면 제가 많이 도와드리죠.] 

수많은 드라마, 연극, 영화를 해 오셨는데 지금 돌이켜 보시면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을 꼽는다면요?

[박근형/배우 : 영화 쪽으로는 제가 대종상 받을 때 했던 '화가 이중섭', TV 드라마로는 '추적자'가 아주 기억에 남습니다.

저도 그 드라마 아주 재밌게 봤습니다. 얼마 전, 한 인터뷰를 보니 은퇴를 선언할 생각은 없다고 하셨던데요.

[박근형/배우 : 은퇴는 안 합니다. 은퇴라는 말을 하기가 좀 그렇죠. 저도 창작활동을 하는 것이니까요, 역할  창조하는 일을 끊임 없이 하다가 누구에 의해 불리지 않으면 자연히 사라지게 되는 거죠. 그래도 남는 게 있으니깐요.]

이번 영화 잘 되시길 바라고요, 앞으로 또 더 좋은 연기로 즐거움과 감동을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근형/배우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