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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자들] 탁구 레전드 현정화 "넘사벽? 중국도 흔들릴 때가 있다"

[해설자들] 탁구 레전드 현정화 "넘사벽? 중국도 흔들릴 때가 있다"

올림픽에는 수 많은 레전드들이 등장합니다. 그들을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곳 중 하나가 '중계석'이죠. 그들에게도 파란만장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지금 올림픽 무대에 나서는 제자 혹은 후배들의 도전을 누구보다 뜨거운 목소리로 전할 수 있습니다. '해설자들'에서는 2016 리우 올림픽에 나서는 해설위원들을 만납니다. 이번 주인공은 '탁구여왕' 현정화 위원입니다.

현역 시절 우리 탁구사에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안긴 장본인. 지금 20대 젊은이들에게는 생소한 '콤비'이지만 그들의 부모 세대 그리고 그 부모 세대에게 '현정화-양영자' 콤비는 전설의 2인조였습니다. 사상 최초로 안방에서 열린 올림픽, 두 여인은 빈틈 없는 호흡으로 완벽한 금메달을 가져왔습니다. 8강에 오르기까지 상대에게 내준 세트는 단 한 세트. 결승에서 자오즈민이 버티고 있던 중국을 만났을 때도 단 한 세트만 내주었을 뿐 완승이었죠.

88 서울 올림픽의 기억이 너무 '비현실적'이라면, 요즘 젊은이들에게 현정화 위원은 탁구를 소재로 한 영화 <코리아>의 실제 모델로 더 유명할 지도 모르겠네요. 91년 세계선수권대회, 남북이 처음으로 단일팀을 이뤄 출전한 대회를 배경으로 한 영화였죠. 단일팀의 추억도 이제는 먼 이야기가 됐지만 북한 여자 탁구는 지금도 국제무대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현정화 위원이 처음 '메달'을 목에 건 것은 우리 나이로 열 여덟살이던 86 아시안게임에서 였습니다. 이후에는 여자 단식과 복식, 혼합복식을 오가며 각종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습니다. 1993년 예테보리에서 치러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당당히 여자 단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죠. 하지만 시대를 풍미했던 '탁구여왕'도 어느새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가 됐습니다. 
SBS리우올림픽 탁구 현정화 해설위원
선수로, 감독으로만 바라봤던 올림픽. 레전드 현정화 위원은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중계석에 앉습니다. 눈빛부터 상대를 제압하던 강력한 카리스마의 그녀가, 세대교체를 이뤄낸 이번 올림픽 대표팀 후배들의 경기를 어떤 목소리로 해설할 지, 누구보다 현정화 위원 스스로가 가장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 그 누구보다 그녀 자신이 한국 탁구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국 탁구에 그래도 여전히 '중국'을 넘을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보는지"라는 우문을 던졌을 때, 탁구여왕은 현역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날카로운 표정 그대로 '현답'을 내놨습니다.

"넘사벽이요? 네, 넘사벽이죠. 그런데 그런 중국도 흔들릴 때가 있거든요. 아무리 빈틈이 없어 보여도 끝까지 물고 늘어지다 보면 반드시 한 순간은 흔들리게 되어 있거든요." 탁구 레전드는 후배들이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 싶다면, 반드시 세계 최고를 꺾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시드 배정에서 조금 불리한 대진을 받았다 해도 어차피 메달권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바늘구멍을 통과해야 한다고도 덧붙였고요.

우리 탁구는 지금까지 8회 연속 올림픽 출전에 성공했고, 단 한 번도 올림픽에서 빈손으로 돌아 온 적이 없습니다. 심지어 '넘사벽'으로 불리는 세계 최강의 탁구강국 중국 다음으로 탁구종목에서 많은 올림픽 메달을 가져 온 것도 한국입니다. 그런데도 탁구인들은 알고 있습니다.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요. 2012 런던올림픽에서 우리 탁구 대표팀은 역대 가장 낮은 성적표를 받아 들었는데, 남자 대표팀이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거는데 그쳤습니다. 그래서 이번 리우 올림픽은 우리 탁구사에도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 전망입니다. 반드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리우 올림픽 남자 탁구 단식에는 정영식, 이상수 선수가 출전하고 여자부에서는 전지희, 서효원이 단식 종목에 출전합니다. 단식 경기는 개막 직후인 8월 6일부터, 메달 가능성에 더 큰 기대를 받고 있는 남여 단체전에는 주세혁, 양하은 선수가 합류해 8월 12일부터 1라운드 경기가 시작될 예정입니다.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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