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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사드, 5개월 만에 무적(無敵)의 요격무기 됐다

[취재파일] 사드, 5개월 만에 무적(無敵)의 요격무기 됐다
미국의 고고도 요격 체계 사드(THAAD)가 예상대로 주한미군에 들어옵니다. 지난 2월 7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광명성 4호 발사로 ‘배치 가능성’이 공식 논의되기 시작했고, 한미 양국은 몇 달을 장고하다 지난 달 22일 북한의 중거리 미사일 무수단 발사 성공으로 배치 결심을 한 모양새입니다.

사드는 장거리, 중거리 미사일보다 사거리는 짧고 비행속도는 느린 준중거리, 단거리 요격용으로 개발됐습니다. 하지만 한미 양국은 북한이 장거리, 중거리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사드를 한반도로 들이고 있습니다. 사드가 장거리와 중거리 미사일도 잡을 듯한 환상을 유포하면서…

반면에 사드 레이더 AN/TPY-2의 전자파 유해성은 슬며시 덮이고 있습니다. 미 육군 교범과 한국 국방부 공식자료 한 귀퉁이에 “레이더로부터 3,600m도 안심할 수 없는 곳”이라고 적어두고 국민들에게는 “100m 밖은 안전하다”고 설파하고 있습니다.

성능은 향상됐고, 위험은 줄었습니다. 지난 2월부터 5개월 동안 사드 배치 가능성 논의를 위한 한미 공동실무단이 말로만 협의를 했을 뿐인데 사드가 진화한 꼴입니다. 오로지 국내 여론을 순화하기 위한, 밑천이 훤히 보이는 정치 놀음 같습니다.

● 사드, 5개월 만에 중거리 미사일 요격 체계로 변신

국방부는 지난 2월 초 홈페이지에 올린 홍보자료에서 “사드는 북한의 3,000km 이하 단거리와 준중거리 미사일에 대응하는 요격체계”라고 밝혔습니다. 사거리 3,000km 이상인 무수단 같은 중거리 미사일은 사드가 요격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가 확정된 어제(8일) 국방부가 홈페이지에 게재한 사드 자료에는 “북한 스커드, 노동, '무수단' 미사일과 같은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급 이하 적 탄도미사일이 아(我) 목표지역을 향해 강하하는 종말단계에서 직접파괴 방식으로 요격할 수 있는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어제 국방부가 게재한 사드 설명 자료
국방부 설명에 따르면 어이없게도 사드는 5개월 만에 무수단을 못잡는 요격체계에서 무수단 요격이 가능한 요격체계로 변신했습니다. 지난 달 22일 무수단 발사 성공 직후 국방부는 출입기자단에게 “무수단의 사거리는 3,400km”이라고 밝혀 놓고는 이제 와서 ‘사거리 3,000km 이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사드가 무수단을 잡을 수 있다는 주장은 도대체 무슨 용기로 하고 있을까요?

● 전자파 유해거리는 3,600m

어제 국방부가 출입기자단에 배포한 사드 설명자료 8페이지의 표를 보면 사드 레이더로부터 3,600m는 ‘비통제인원 출입제한구역’으로 돼있습니다. 미 육군 교범에는 3,600m를 ‘Uncontrolled Personnel Keep Out Zone’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사드 레이더에서 3,600m 떨어진 곳까지는 전자파가 미친다는 뜻입니다. 적어도 레이더를 가동할 때는 3,600m 안쪽으로 사람이 들어가면 안 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레이더가 가동 안 할 때라도 통제가 가능한 군인만 출입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국방부 사드 설명집
그런데도 국방부는 100m 밖은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그 500m 밖에는 사드 발사대를 갖다 놓을테니 안전지대가 ‘넉넉히’ 600m나 된다며 생색을 내고 있습니다.

레이더를 가동하면 메인 빔이 조사되는 방향으로 엄청난 양의 전자파가 뿜어져 나갑니다. 그뿐 아니라 사이드 빔이라고 해서 메인 빔 조사 방향과 상관없이 360도로 발산되는 전자파가 있습니다. 사드 레이더의 사이드 빔에 대한 엄정한 조사와 명백한 설명 없이는 “100m 밖은 안전하다”는 국방부의 설명은 배치 지역 주민들에게 통하지 않습니다.

사드가 주한미군에 배치되면 북한이 미사일 공격을 했을 때 몇 발이라도 더 걷어낼 수 있습니다. 국방부는 담담히 사드의 이런 효과를 설명하면 됩니다. 성능 부풀리고 위험 은폐하는 꼼수를 부리다가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나면 사드는 한반도에 못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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