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태풍 '네파탁' 한반도 영향 준다는데…韓·美·日·中 예상 진로는?

안영인 기자 youngin@sbs.co.kr

작성 2016.07.05 14:42 수정 2016.07.05 18:4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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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태풍 네파탁 한반도 영향 준다는데…韓·美·日·中  예상 진로는?
장마 전선이 중부 지방까지 북상하면서 곳곳에 시간당 20~50mm가량의 집중 호우가 쏟아지고 있다. 곳곳이 잠기고 무너지고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중부 지방 장맛비는 오는 목요일(7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목요일 이후 장마 전선은 우리나라 남쪽으로 내려가 일시 소강 상태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변수는 태풍이다. 지난 3일 오전 9시쯤 괌 남쪽 해상에서는 올해 첫 태풍 ‘네파탁’이 발생했다.‘네파탁'은 미크로네시아에서 제출한 태풍 이름으로 유명한 전사의 이름이다.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하는 태풍은 연평균 25.6개(1981~2010년 평균)다. 보통 8월(5.9개)과 9월(4.9개)에 많이 발생하지만 겨울철에 발생하는 태풍도 있다. 1월에 발생하는 태풍은 평균 0.3개로 3~4년에 1개 정도씩 발생한다.
 
1월에, 늦어도 봄철에 첫 태풍이 발생하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첫 태풍은 지각을 한 셈이다. 실제로 '네파탁’은 지난 1951년 이후 태풍 발생 통계상 두 번째로 늦게 발생한 첫 태풍이다. 가장 늦게 발생한 첫 태풍은 지난 1998년 ‘니콜’로 7월 9일 15시에 발생했다.
 
올해 첫 태풍이 늦게 발생한 것은 태풍 발생 지역인 북서태평양의 바닷물 온도가 상대적으로 높고 그 지역의 대기 온도 또한 높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북서태평양의 바닷물과 대기 온도가 높으면 북태평양 고기압이 강하게 발달할 수 있는데 북태평양 고기압이 강하게 발달하면 발달할수록 태풍이 발생하지 못하도록 억누르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북서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높으면 태풍에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태풍 발생 수는 적지만 일단 발생하면 강하게 발달할 가능성이 있다.
 
가장 궁금한 것은 과연 태풍 ‘네파탁’이 언제 어디로 갈 것인가 하는 것이다.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진로에 대한 관심은 커질 수밖에 없다. 북서태평양 주변에 있는 한국과 일본, 중국, 대만, 필리핀 등 모든 나라는 태풍이 발생하면 진로 예보를 한다. 한국과 일본, 미국, 중국의 진로 예측을 비교해 본다. 모두 10일 새벽 3시 관측 자료를 기준으로 발표한 자료다.
 <그림 1> 한국 기상청 태풍 ‘네파탁’ 예상 진로
우선 한국 기상청의 경우 9일 새벽 태풍이 중국 상하이 부근에 상륙한 뒤 중국 동해안을 스쳐 북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후 북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서해상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있어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한반도가 태풍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까지 보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발표되는 예상 진로는 태풍이 다시 서해상으로 진출해 북상하는 것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그림 2> 미국 해군 태풍 ‘네파탁’ 예상 진로일본이나 미국, 중국의 예상 진로는 우리나라 기상청의 예측과는 조금씩 다르다. 우리나라 기상청의 예측이 서쪽인 중국 쪽으로 치우쳐 있다면 미국의 예측은 상대적으로 동쪽으로 치우쳐 있다. 태풍이 중국 상하이 부근에 접근은 하지만 상륙하지 않고 곧바로 방향을 북동쪽으로 틀어 10일 새벽에는 제주도 부근에 다가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제주도와 남부지방이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그림 3> 중국 기상청 태풍 ‘네파탁’ 예상 진로일본 기상청의 진로 예측은 한국 기상청과 미국 해군 예측의 중간 정도라 볼 수 있다. 중국 상하이 부근으로 접근하기 전에 방향을 북동쪽으로 틀어 제주도 부근을 향해 북상한다. 물론 상하이 부근에 상륙하지 않는다. 북상 속도로 보면 4개국 가운데 가장 느리다. 일본의 예측대로 라면 역시 제주도와 남부 지방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남해안에 상륙을 할 것인지 아니면 남해상으로 통과할 것인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그림 4> 일본 기상청 태풍 ‘네파탁’ 예상 진로중국 기상청의 예보는 얼핏 보기에는 미국이나 일본 예측과 비슷하지만 태풍이 상하이 부근에 일시 상륙했다가 다시 방향을 북동쪽으로 틀어 바다로 진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경우 역시 남부지방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다른 나라의 예측도 조금씩 다르다. 영국 기상청 예측 모형은 태풍 ‘네파탁’이 우리나라 예측보다 조금 더 중국 쪽으로 치우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태풍이 남해안으로 진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일부 예측 모형 역시 태풍이 중국 쪽으로 치우치게 예측하고 있다. 물론 제주도에 도달하기 전에 일본 쪽으로 방향을 더 틀 것으로 예상하는 경우도 있다.
 
태풍이 언제 어디로 향할 것인지 얼마나 강할 것인지는 며칠만 지나면 알 수 있다. 늦어도 다음 주 초까지는 태풍이 통과를 하거나 아니면 북상하는 중간에 소멸을 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며칠만 지나면 태풍 ‘네파탁’예측에 대한 한국과 일본, 미국, 중국 등 각국의 예보 정확도가 판가름 난다. 물론 태풍 하나를 잘 예측했다고 해서 그 나라의 태풍 예보 정확도가 높고 다른 나라의 예보 정확도는 낮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또 일찌감치 진로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불확실성이 클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정확하게 진로를 잡아가는 것도 예보의 한 가지 방법이다.
 
분명한 것은 이번 장맛비가 지난 뒤에는 태풍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아직 진로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태풍이 서해상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후 태풍의 진로에 따라 조금 변할 수는 있겠지만 제주도와 남부 지방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부 지방이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있을 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태풍이 한반도에 접근하는 시점에는 태풍의 세력은 약해질 것이다. 중국 상하이 부근을 지나 서해상(남부지방 또는 남해상)으로 접근하는 중에 태풍으로서의 생을 마감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비록 태풍이 약해지거나 소멸한다 하더라도 태풍은 많은 수증기를 남기고 강한 바람을 남길 가능성도 있다. 장마 전선을 다시 강하게 발달시킬 가능성도 있다. 태풍이 다가오면서 한 차례 곳곳에 집중 호우를 뿌릴 가능성 또한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