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플러스] 3D 프린팅 기술로 '인공뼈'…아쉬운 제도적 규제

안현모 기자

작성 2016.06.13 08:5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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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3D 프린팅 기술이 갈수록 진화하면서 실제 의학이나 제조업 분야에서 점점 그 활용도가 커지고 있는데요, 특히, 복잡한 인체의 뼈를 재건하는 인공 뼈 분야에서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지만, 아쉽게도 행정적인 규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송인호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암세포는 손발톱과 머리카락을 제외한 신체의 모든 부위에 발생합니다. 이 가운데 뼈에 발생하는 악성 암은 뼈를 녹아내리게 하는 독종 중의 독종인데요, 기존에는 골육종이 생기면 뼈를 들어내고, 그 자리에 다른 사람의 뼈를 이식하거나 환자의 다른 부위 뼈로 대체하는 방식으로 치료했지만, 최근엔 3D 프린팅이 도입되고 있습니다.

원래의 뼈와 똑같은 모양의 보형물을 이식할 수 있어 수술과 회복이 빠르고 쉬운 데다 부작용도 줄어드는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골반뼈에 암이 생긴 한 10대 여학생이 3D 프린터로 찍은 보형물을 이식받아 2주 만에 걷게 된 데 이어, 내일(14일)은 발뒤꿈치뼈에 악성 골종양이 자란 이 20대 남학생이 3D 프린터로 본뜬 보형물을 이식받게 될 예정입니다.

이 학생의 담당의는 전도유망한 젊은이의 발목을 절단하지 않기 위해 온갖 치료법을 뒤진 끝에 3D 프린팅으로 발뒤꿈치뼈를 재건했다는 호주의 한 연구 논문을 발견하고는 전문 업체에 티타늄 합금으로 된 보형물 제작을 맡겼다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직 두개골 보형물을 제외한 나머지 3D 프린팅 보형물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보험 코드를 받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그 말은 즉, 환자가 아무리 수술을 원하고 얼마든지 돈을 지불하겠다고 해도 현행 제도 아래에서는 환자에게 비용을 청구하면 불법 행위로 간주된다는 뜻입니다.

심평원이 인체 적응성과 안전성 등 검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오로지 연구용으로만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모두 보형물 업체의 기증 형식으로 수술이 진행됐던 겁니다.

그렇지만 기껏 열심히 기술을 개발한 업체들 입장에서도 맞춤형 보형물을 언제까지나 무상으로 기증하기는 어려운 실정이고, 전 세계적으로 임상 자료가 드문 현실에서 뼈 하나하나 부위별로 일일이 효과를 따지고 임상적 근거를 첨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의료현장의 목소리입니다.

[강현귀/국립암센터 특수 암센터장 : 우리 몸에 뼈는 200개가 넘지 않습니까? 각 부위마다 코드를 어떻게 다 잡을 수 있어요? 척추에다 쓸 수 있는 재질은 골반에도 쓸 수 있고, 무릎뼈에도 쓸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통상적으로?]

깐깐하게 심사하고 평가해야 하는 보건 당국의 입장도 이해는 가지만, 적어도 희귀 난치성 뼈암 환자들처럼 절박한 환자들에게는 수술이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적인 보완이 뒤따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최근 3D 프린팅 기술을 접목한 보형물 이식 분야에서 중국이 발 빠르게 수술 건수를 늘려가며 주도권을 노리고 있는데요, 세계적인 흐름에 맞게 우리 당국의 전향적인 정책 변화가 요구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 [취재파일] 3D 프린팅 기술로 '인공뼈' 만든다…뼈 암 환자에 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