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의 황당한 요금 인출…본인 확인 허술

임찬종 기자 cjyim@sbs.co.kr

작성 2016.06.07 20:47 수정 2016.06.07 22:4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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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내가 사용하지 않는 통신사가 내 은행 계좌에서 통신요금을 마음대로 빼간다면 얼마나 황당하겠습니까? 이런 사건이 여러 차례 일어났는데, 통신사의 너무나 허술한 본인 확인 절차 탓이었습니다.

임찬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남 진주에 사는 회사원 김완태 씨는 지난달 말 LG 유플러스가 자신의 은행계좌에서 55만 원의 통신요금을 인출한 사실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사용하지 않는 통신사였기 때문입니다.

확인 결과 LG유플러스 사용자인 A 씨가 김 씨의 계좌에서 자신의 통신요금을 결제해달라고 요청했고, LG유플러스는 A 씨가 김 씨를 사칭하며 생년월일과 계좌번호를 대자 돈을 빼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완태/회사원 : (중고품 거래 사이트에서 만난 사람이) 계좌번호를 요청했기 때문에 구매를 하겠다고 해서 아무생각 없이 계좌번호를 줘버렸습니다. (그 사람이) 카카오스토리 또는 페이스북을 통해서 저의 생년월일을 알아낸 것 같습니다.]

지난달 31일 인천 남부경찰서도 비슷한 수법으로 다른 사람의 예금계좌로 KT와 LG유플러스의 요금을 결제한 20대 남성을 구속했습니다.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통신사와 은행이 펌뱅킹이라는 전용 거래 계약을 맺었기 때문입니다.

기업이 이름과 계좌번호, 생년월일만 입력해 인출요청을 하면 은행이 돈을 출금해주는 시스템입니다.

예금주가 인출 동의를 했는지 확인할 책임은 기업에 있습니다.

하지만 생년월일이나 계좌번호는 소셜미디어나 중고품 거래를 통해 노출되기 쉬워서 반드시 별도의 본인 확인 절차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LG유플러스와 KT는 뒤늦게 이달부터 전화상으로 다른 사람 명의 계좌에서 요금 결제 요청을 하지 못하도록 조처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영상편집 : 유미라, VJ : 오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