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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유방암 수술 기록이 인터넷에…위험한 유출

<앵커>

한 대형병원의 유방암센터를 방문했던 환자 수백 명의 명단이 병원도 모른 채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노출됐습니다. 노출된 개인정보를 이용하면 본인이나 가족이 아니어도 진료기록까지 떼 볼 수 있었습니다.

기동취재, 정성진 기자입니다.

<기자>

37살 박 모 씨는 지난달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자신의 이름과 태어난 연도를 넣고 검색했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자신이 3년 전 서울의 한 대형병원 유방암센터를 찾았던 기록이 공개돼 있었습니다.

가족과 가까운 지인 말고는 수술 사실조차 숨겨왔던 터라 충격은 더욱 컸습니다.

[박 모 씨/환자 명단 노출 피해자 : 저를 아는 사람들은 등록 일자 연도에 제가 아팠던 것을 알고 있는데, 기록이 나온다는 게 솔직히 좀 불쾌하더라고요.]

공개된 환자는 모두 768명, 지난 2013년 6월부터 2014년 1월까지 이 병원 유방암센터를 찾았던 여성들의 이름과 생년월일, 병원 등록일시 등이 노출된 상태였습니다.

민감정보인 개인 병력 등이 노출된 건데, 2차 3차 피해 가능성은 없을까?

피해자의 동의를 얻어 해당 사이트 정보로 환자의 의료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지 해당 병원을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등록이 언제로 되어 있나요?) 9월 2일하고, 9월 9일로 되어 있네요. (영수증을 뗄 수가 있나요?) 언제까지 필요하신가요.]

환자 본인이나 가족이 아닌데도 진료 영수증까지 그대로 발급해줍니다.

인터넷에 노출된 환자의 이름과 생년월일만으로도 환자의 영수증을 발급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 영수증을 통해 환자가 언제 어느 과에서 어떤 진료를 받았는지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취재 결과, 해당 사이트는 병원 소속 교수 연구팀이 임상연구를 위해 모아뒀던 환자 정보를 정리해 둔 곳이었습니다.

[병원 관계자 : 2~3개월 전에 (해당 사이트를) 작업하는 과정에서 보안코드가 하나 빠지지 않았는가 (추정하고 있습니다.)]

병원은 즉시 사이트를 폐쇄하고, 추가 피해 여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유미라,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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