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곰은 왜 쉬지 않고 9일동안 헤엄쳐야 했을까

SBS 뉴스

작성 2016.04.22 16:57 수정 2016.04.22 17:0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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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날씨에 얼음이 녹는 여름이 끝난 2009년 9월, 북극곰 한 마리가 알래스카 북쪽 보퍼트 해로 뛰어들어 수영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 북극곰은 9일 동안 400㎞를 헤엄친 뒤에야 수영을 끝낼 수 있었다.

배를 채우거나 쉴 수 있을 정도로 큰 얼음판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 암컷 북극곰은 캐나다 앨버타대학교의 생물학자 앤드루 디로쉐가 알래스카와 캐나다 연안의 북극해에서 6년 동안 추적한 100여 마리의 북극곰 중 한 마리였다.

디로쉐는 해당 지역의 얼음이 깨지고 녹으면서 망망대해를 건너는 북극곰의 험난한 여정이 점점 더 길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학 저널 '에코그래피' 최근호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의지할 수 있는 얼음을 찾아 망망대해를 건너는 북극곰의 수가 크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디로쉐가 추적하는 북극곰 중 50㎞ 이상의 장거리 이동을 한 곰의 비중은 2004년에는 25% 정도였지만 2012년에는 69%로 늘었다.

장거리 이동을 한 북극곰이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바다의 얼음이 줄었다는 뜻이라고 디로쉐는 설명했다.

북극곰은 한 시간에 2㎞ 정도를 헤엄으로 이동할 수 있으므로 새로운 얼음을 찾아 50㎞를 이동한다는 것은 거의 온종일 먹지도, 쉬지도 못하고 헤엄을 쳐야 한다는 뜻이다.

2011년 발표된 다른 연구에 따르면 9일 동안 헤엄쳤던 다른 한 어미 곰은 몸무게가 22% 줄었고, 새끼 곰은 이동 중 저체온증으로 죽기도 했다.

추적용 목걸이가 분실되거나 고장 나는 등의 이유로 매년 수집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다르기는 하지만 뚜렷한 경향은 확인된다고 디로쉐는 말했다.

그가 처음 북극곰 연구를 시작한 1980년대에는 한여름에도 보퍼트 해는 얼음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에 곰들이 장거리 이동을 할 필요가 없었지만, 지금은 현저하게 얼음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달 초 찍힌 위성사진을 보면 보퍼트 해의 얼음이 이미 갈라지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4년 연구에 따르면 보퍼트 해의 북극곰 개체 수는 2001년에서 2010년 사이 25∼50% 줄어들었다.

디로쉐는 "북극곰의 체지방과 새끼 수는 줄고 있고 사냥 행태도 달라지고 있다"며 30년 뒤면 보퍼트 해에서 북극곰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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