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수진/사회자:
연초 불안했던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코스피가 1950선을 회복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세계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를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데요. 세계적인 투자가 짐 로저스는 미국 경제 침체 가능성을 경고한 반면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은 침체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인철 기자와 이들 주장의 배경 또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장을 점검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인철 기자님?
▶ 이인철 한국경제TV 기자: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안녕하세요. 우선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자로 꼽히는 짐 로저스 회장이 1년 안에 미국이 불황 안에 빠질 가능성은 100%라고 주장했다고요? 이 배경이 뭘까요?
▶ 이인철 한국경제TV 기자:
말씀하신 것처럼 세계 3대 투자자하면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 짐 로저스를 듭니다. 워런 버핏은 워낙 유명하니까요.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입니다. 버크셔 해서웨이 주가는 1주당 10만 달러, 1억 원이 넘는 최고가주죠. 워런 버핏 자신도 올해 재산 평가에서 600억 달러가 넘어서 세계 3위 부자입니다. 짐 로저스는 상대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조지 소로스와 함께 1969년에 퀀텀 펀드를 공동 창업한 겁니다. 그 이후에 12년 동안 3000%가 넘는 놀라운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단 한해도 마이너스 수익을 기록하지 않은 투자의 대가로 정평이 나있습니다. 이들 가운데 짐 로저스가 최근 블룸버그와 인터뷰를 했는데요. 그 내용이 1년 안에 미국이 불황에 빠질 가능성이 100%다 라는 겁니다.
그만큼 자신 있다.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을 경고한 대목인데요. 여기에 조지 소로스 회장도 동의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 3명의 3대 투자자 중의 2명이 미국의 침체 가능성을 예고한 셈인데요. 이들의 주장을 들여다보면 짐 로저스는 미국 경제는 통상 4년에서 7년마다 한 번씩 침체에 빠져왔다, 그동안 과거 통계입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의 마지막 침체에 빠진 걸 거슬러 올라가 보면 7,8년이 지났다는 겁니다. 또 하나가 미국이 과다한 부채를 들고 있는데요. 때문에 최근에 이어지고 있는 달러 강세가 거품이 될 수 있다 라는 겁니다. 이 정도로 얘기를 했는데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투자 대가들의 경기 침체 배경에는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대외적인 요인이 포함돼 있지 않겠느냐. 중국과 일본, 유로존의 경기 부진도 짐 로저스가 미국 경제를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요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실제로 로저스 주장이 맞는다면 미국발 금융위기가 재연되는 거 아닌가요?
▶ 이인철 한국경제TV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경기 침체가 되면 세계 경제에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느냐. 결론부터 얘기하면 유럽이 망한다거나 일본, 중남미, 중국 경기의 침체보다도 글로벌 경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연초에 전문가들 올해 3대 변수로 미국의 금융 인상 속도, 중국의 경기 침체, 국제 유가 하락을 꼽았습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가장 파괴력이 강한 게 뭐냐. 역시 미국이었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말이었죠. 지난 6년간의 통화정책 완화정책 마무리하면서 기준금리를 인상했는데요. 풀린 돈을 거둬들이고자 이런 과정에서 지금 신흥국에서 불린 자금이 미국으로 회귀하면서 연초 글로벌 금융 시장이 흔들렸습니다.
때문에 신흥국이나 중국의 불안한 경제상황이 어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지연시키지 않겠느냐 라는 전망이 우세했는데 그러나 이러한 주장의 배경에는 그나마 미국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다 라는 기대감이 깔려 있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미국 경기가 꺾인다면 세계 경제는 비빌 언덕이 없다 라는 겁니다. 지금 유럽도 불안하고요. 일본도 불안합니다. 마이너스 금리까지 도입을 했죠. 중국은 연일 돈 풀고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미국 경기가 회복돼야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이 되살아나야만 하는데 그게 수포로 돌아간다면 지난 리먼 사태와 버금가는 글로벌 경기 침체가 가속화 될 수도 있다는 건데요. 때문에 올해와 내년 글로벌 금융 시장의 가장 큰 변수가 뭐냐 라고 꼽는다면 미국 경제 회복 가능성, 미국 경제 침체 가능성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하지만 지금 투자의 대가라는 워런 버핏은 오히려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거고요?
▶ 이인철 한국경제TV 기자:
그렇습니다. 가치 투자의 대가 버핏은 좀 다른데요. 지금 미국도 대선 레이스가 시작됐습니다. 후보자들 이구동성으로 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고 있죠. 이러니까 일침을 가한 겁니다. 버핏은 대선 경선 주자들한테 그들이 우려했던 것보다 미국 경기는 좋은 상태다. 그리고 올해 미국에 태어난 어린이들은 역사상 가장 행운아들이다 라고 맞받아치고 있는 겁니다. 그러면서 자기도 주식을 매수하고 있다 라고 강조하고 있는데요. 그는 그러나 버핏은 주식 투자자이기 때문에 특히나 가치 투자라는 건 주식이 저평가되어 있을 때 사서 고평가 될 때 파는 것이 직업이다 보니까 그는 사실 911 테러 직후나 1987년 주식시장 붕괴 이후에도 계속해서 주식을 매수해 왔습니다. 그래서 버핏 회장의 경우에는 물론 4,5개월 전보다 미국의 경제 상황이 다소 약화된 것은 맞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미국 경기에 대해서는 상당히 낙관한다 라는 건데요. 사실 버핏의 경우에는 침체기는 물론이고 투자 수익률이 굉장히 좋아 하지만 지난해의 경우에는 수익률이 좋지 않습니다. 지난해에는 예상치 못했던 국제 유가 하락에 오히려 손실을 본 경우도 있긴 한데요. 그러나 자신의 가치 투자 좋은 주식을 오래 사서 묻어두는 전략으로 인해서 펀드를 키워왔기 때문에 그의 주장에도 많은 이들이 동조를 하고 있는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문제는 이런 사람들이 워낙 거물급 인사다 보니까요. 파장이 만만치 않은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들이 최근 국제유가 반등에 배팅을 해서 원자재 가격도 많이 올랐다면서요?
▶ 이인철 한국경제TV 기자:
그렇습니다. 이들 세 사람의 공통점이 투자 타이밍을 정확히 잘 짚어내는데 있습니다. 그래서 투자의 귀재라고 불리우는데요. 워런 버핏 그리고 조지 소로스는 지난해 말부터 석유 산업 부분에 대한 주식 투자를 굉장히 많이 늘려 왔습니다. 연초 대비 국제 유가 얼마나 올랐나를 보면 지금 얼마 정도 수익을 챙겼는지 알 수 있는데요. 지난 1월만 하더라도 배럴당 120달러선 굉장히 밑돌던 국제 유가가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죠. 그런데 저점에서 35% 가량 반등했다 라는 겁니다. 특히 지난 주말에 서부텍사스산중질유의 경우에는 배럴당 35달러를 회복을 했고요.
한 주가 10% 가까이 국제 유가가 급등했습니다. 그리고 국제 유가 기준이라고 할 수 있는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38달러대까지 뛴 겁니다. 유가가 반등하게 되면 에너지업체들 주가 많이 오르는데요. 이런 에너지 업체들의 주가도 1월 말에 비해서 주가가 10% 많게는 30% 넘게 뛰었는데 이들 투자 대가들이 미리 사놓은 주식들입니다. 그래서 영국계 파이낸셜 타임스의 경우에는 마침내 한 20개월간 이어졌던 최악의 국제 유가 급락세가 끝난 데에 투자가들이 배팅하고 있는 게 아니냐 라는 분석을 달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제 유가 바닥을 딛고 좀 더 반등할 것이다 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거고요. 물론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아직은 국제 유가 변동성이 커졌을 뿐 다시 30달러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 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는데요. 어쨌든 가치 투자 그리고 헤지 펀드의 투자 대가들이 단기간에 자신의 말을 자신의 전망을 바탕으로 해서 국제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렸기 때문에 이런 투자 패턴에는 분명히 그 이유가 있다 라는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런 와중에 국내 증시는 빠른 속도로 안정을 되찾고 있는데요. 바닥을 쳤다고 볼 수 있을까요? 국내 증시 어떤가요?
▶ 이인철 한국경제TV 기자:
일단 전문가들은 다소 조심스럽습니다. 사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달 말 넉 달 만에 매수로 전환했죠. 이러다 보니까 연초 1930선에서 1835선까지 급락했던 코스피가 1950선까지 올라왔습니다. 그럼 더 가느냐. 우선 이제 1950선 회복한 배경을 보게 되면 유럽이나 일본, 중국 등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정책 대응이 가시화 됐다 라는 겁니다. 투자자들이 그동안 연체 수익률이 좋았던 안전자산을 팔고, 팔았던 위험자산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건데요. 여기다가 국제 유가가 안정되고 있는 것도 증시 상승에 기여했다는 겁니다. 문제는 지속성인데요. 지속성에 대해서는 다소 전문가들도 회의적입니다.
단기적으로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건 인정을 한다 하더라도 그러나 아직 펀더멘털한 게 변하지 않았다. 그동안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가 일부 왔을 뿐이다 라는 건데요. 당장 국내의 경우에는 다음 달부터 기업들이 미국이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데 실적 전망이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추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게 과연 먹혀 들 거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가 되고 있고 또 신흥국에 대한 불안 심리 그리고 국제 유가 급락, 기업 실적 부진 등을 감안하게 되면 여전히 리스크 요인은 상존해 있기 때문에 코스피가 의미 있는 반등을 하기에 2000선에 안착한다. 이런 반등을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라는 평가가 우세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오늘 여기까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인철 한국경제TV 기자: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한국경제TV 이인철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