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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9배 보장"…중국 가는 인재들 '비상'

<앵커>

'1-3-9 조건'이란 말 들어보셨나요?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국내 연구인력을 영입하기 위해, 1년 연봉의 9배를 3년 동안 보장해준단 뜻입니다. 이렇게 파격적인 조건에 따른 이런 인력 유출 현상은 화장품과 게임 등 다른 분야로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국가 경쟁력의 흔들 수 있는 중국으로의 두뇌 유출을 생생리포트에서 한세현 기자 짚어봤습니다.

<기자>

국내 반도체 회사 부장급 연구원 김 모 씨.

얼마 전, 중국 반도체 업체에서 영입 제의를 받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반도체 연구원/중국기업 이직 제의받음 : 승진이 내 원하는 대로 다 되고 그런 게 아니기 때문에, 지금 받는 연봉의 3배를 3년간 준다고 하면, 안 나갈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김 씨처럼 영입제의를 받은 국내 반도체 인력은 1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최고 9배에 달하는 연봉과 최고급 주택에 자녀의 외국인학교 입학까지 보장하며 '인재 영입 전쟁'에 나선 겁니다.

중국이 국내 인재 영입에 사활을 거는 건 뒤처진 반도체 기술을 단기간에 따라잡기 위해서입니다.

중국은 반도체 산업을 국가 핵심사업으로 정하고, 21조 원을 투자하며 본격적인 육성에 나섰지만,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중국 반도체 기업 이직 연구원 : 국내 기술자들에 대한 영입 제의가 많은 건 사실입니다. 공장을 운영하는 거보다 어떤 제품을 만들어내는 게 중요한데, 그런 노하우는 사람에게 있거든요.]

하지만 중국 업체로의 이직은 위험성을 안고 있습니다.

[박재근/한양대 나노반도체공학과 교수 : 과연, (중국 기업이) 그 돈을 약속대로 주느냐, (과거) LCD 사업 경우엔 그 약속을 잘 지키지 못한 사례가 많다고 합니다. 그 중국 회사에서 계속 근무하거나 성공적으로 한국에 다시 돌아온 분은 안 계십니다.]

이런 우려에도, 최근에는 반도체뿐 아니라 화장품과 게임, 항공, 석유화학산업 등에서까지 인력 유출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해외로 간 국내 연구 인력들이 이직 사유로 국내에서의 고용 불안과 과도한 근무시간, 폐쇄적인 조직문화 등을 꼽은 점은 국내 기업들과 정부가 곱씹어봐야 할 대목입니다.

(영상취재 : 정상보, 영상편집 : 하성원, VJ : 정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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