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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그는 왜 절로 들어갔을까?



창문 밖으로 얼굴만 내민 채 절규하는 이 남자. 오는 6일 전까지는 절대 사찰 밖으로 나갈 수 없다는 이 남자, 누굴까요?

바로 지난달 14일, 서울 광화문에서 민중총궐기대회를 주도했던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입니다. 한 위원장은 광화문 집회 이후 서울 종로구의 조계사에 들어가 머물고 있습니다. 자신을 체포하려는 경찰을 피해 절 안으로 피신한 겁니다.

왜 조계사였을까요?

바로 조계사가 가진 종교적 상징성 때문입니다.

한국 불교의 성지라고 할 수 있는 조계사 경내에서는, 정부도 공권력을 행사하는데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2000년대 들어서 조계사는 노동운동 활동가들의 피신처가 되곤 했습니다.

1970~1980년대 민주화의 성지로 불렸던 명동성당이 해왔던 역할이죠. 당시 명동성당은 군사정권에 저항하던 이들의 생활터전이자 피신처였습니다.특히 1987년 6월 민주항쟁 땐 투쟁에 나선 학생과 시민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돼 주었죠. 90년대부터는 이런 보호막 역할을 조계사가 해왔습니다. 지난 2013년 철도노조 파업 당시 박태만 철도노조 부위원장이 경찰을 피해 조계사에 피신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지난달 30일. 조계사에서는 일반 신도들이 한국 불교의 요람인 조계사에 더는 범법자를 보호할 수 없다며 한 위원장을 강제로 내보내려다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그제(1일) 대한불교 조계종 화쟁위원회는 경내 소란 사태에 대해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정웅기 화쟁위원회 대변인
"다른 생각의 존중이 연민을 낳고, 연민이 평화를 낳도록 가르친 '붓다'의 방식을 확고하게 유지하기 위해 조계사 신도들을 포함한 불교내부에서 대화의 장이 마련되도록 화쟁위원회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조계사 신도회는 오는 6일까지는 한 위원장이 경내에 머무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부당한 공권력에 맞설 은신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한 위원장과 범법자를 보호할 수 없다며 자진 퇴거를 요구하고 있는 일반 신도들의 목소리.

'붓다'의 가르침은 어느편에 서 있을까요?

기획/구성 : 윤영현 임태우 김민영
그래픽 : 이윤주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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