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라 궁금해서 면접 와보라고 한 거예요"

SBS 뉴스

작성 2015.11.11 07:40 수정 2015.11.11 08:3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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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자와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들이 구직 과정과 직장생활 등 다양한 노동 현장에서 차별을 당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성적지향·성별정체성 관련 인권 신장을 위한 민간 연구회인 'SOGI 법·정책연구회'의 김현경 연구원은 어제(10일) 국가인권위원회 주최로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성적지향·성별 정체성에 따른 차별 실태조사' 결과 발표회 및 토론회에서 고용영역에서의 차별 실태가 심각하다고 발표했습니다.

김 연구원이 성인 성소수자 948명을 설문한 결과 구직활동 경험이 있는 동성애자·양성애자 619명 중 27.8%, 트랜스젠더 71명 중 53.5%가 채용 과정에서 외모 등이 법적 성별과 위화감이 있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20대 남성 트랜스젠더는 "트랜스젠더라고 궁금해서 면접 와보라 한 것이라는 막말을 들었다"고 답했습니다.

이 때문에 실제로 채용을 거부당하거나 입사가 취소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동성애자·양성애자 619명 중 13명, 트랜스젠더 71명 중 11명이 이와 같은 일을 겪었습니다.

한 30대 여성 동성애자는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여자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냐며 그전에 그렇게 머리가 짧았던 사람이 회사에서 여자를 만난 적이 있어 그런 사람은 뽑고 싶지 않다고 면접에서 30분 이상을 말했다"고 응답했습니다.

성 정체성 때문에 해고나 권고사직을 당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직장을 다닌 적이 있는 동성애자·양성애자 785명 중 14.1%, 트랜스젠더 79명 중 16.5%였습니다.

직장생활에서도 비혼이라는 이유로 가족 수당에서 소외되거나 커밍아웃(성소수자임을 스스로 밝히는 일) 후 우수 직원 선정에서 제외되는 것은 물론이고 행동이 남자답지 못하다는 이유로 회식 때 남성 간부에게 성추행을 당한 남성 동성애자의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김 연구원은 "한국의 구직시장과 직장은 성적 소수자들에게 정체성을 철저히 숨기도록 강요하는 공간"이라며 "정체성을 숨김으로 인해 발생하는 정신적 고통과 직장 만족도 저하는 심각한 수준이며, 이는 모두 개인이 해결하도록 남겨져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채용 서류에서 혼인상태 기재를 금지하고 면접 시 이를 묻지 못하도록 하는 정책 권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정혜 성신여대 사회교육과 강사는 학교 내 동성애자 차별 실태를, 류민희 '희망을만드는법' 공동연구원은 해외의 관련 법·제도와 정책제언을 발표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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