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日 신형 소해함 '아와지'…또 제국주의 이름으로

김태훈 국방전문기자 oneway@sbs.co.kr

작성 2015.10.29 13:41 수정 2015.10.29 13:4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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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그제(27일) 신형 소해함 한척을 진수했습니다. 소해함은 바다의 지뢰인 기뢰를 탐지해 제거하는 함정입니다. 함명이 아와지(淡路)입니다. 아무래도 수상해서 함명 아와지의 출처를 찾아봤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일본 제국주의 함대의 해안 방어함, 줄여서 해방함의 함명에서 따왔습니다.

일본이 지난 8월 헬기 항모 2번함의 함명을 태평양 전쟁 당시 중국 침략의 선봉이었던 항공모함의 이름을 따 카가(加賀)로 지어 붙였습니다. 카가는 1942년 6월 미드웨이 해전에서 처참하게 격침당했고, 아와지 역시 2년 뒤 타이완 남동 해역에서 미 해군 잠수함 공격으로 침몰했습니다. 두 함정 모두 일본에게는 과거의 패배를 딛고 욱일승천(旭日昇天)하자는 와신상담(臥薪嘗膽)의 기억입니다.

● 日 신형 소해함 아와지 진수 신형 소해함 아와지아와지는 그제 요코하마에서 진수됐습니다. 만재배수량 690톤으로 일본은 아와지급을 앞으로 2척 더 건조할 예정입니다. 아와지의 특징은 선체가 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다는 겁니다. 기뢰가 금속의 자기장에 반응해 폭발할 수 있기 때문에 함정을 아예 강화 플라스틱으로 감쌌습니다. 아와지의 선배인 야에야마급 소해함은 선체가 목재였습니다.

일본은 아와지가 멀리는 페르사아만까지 진출해 소해 작전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본의 안보 법제 제ㆍ개정으로 보통국가처럼 해외 파병이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일본 방위성 고위 관계자는 주변국의 눈치를 보는 듯 진수식에서 “함명 아와지는 효고현에 있는 한 섬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밖 사람들 중에 그 말을 믿는 이는 없습니다.

● 아와지, 제국주의 해군의 해방함 제국주의 일본 해방함 '아와지'아와지는 태평양 전쟁 당시 제국주의 일본 해군의 주력 해방함인 미쿠라(御藏)급 3번함입니다. 남방항로의 선단 호위가 주 임무였습니다. 미쿠라급은 1943년부터 1944년까지 2년간 8척 만들어졌습니다. 아와지는 1944년 1월 건조됐습니다. 건조 5개월 만인 1944년 6월 2일 타이완 남동해역에서 미군 잠수함의 어뢰 공격을 받고 격침됐습니다.

일본이 제국주의 시절 부렸던 함정들이 많았으니 좋은 함명도 그때 두루 소진했을 겁니다. 그렇다고 1년에 수척 나오는 함정에 붙일 새로운 이름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일본에는 제국주의 향수를 불러일으키지 않는 평화로운 마을도 많고, 조금은 덜 공격적인 위인들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다음부터는 창의적으로 그런 새로운 이름들을 함정에 붙였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