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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수학여행 비극 막은 소방관의 고민



설레는 첫 수학여행을 기억하시나요? 신대림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에겐 어제(26일)가 바로 그날이었습니다. 2박 3일 동안의 경주 여행, 웃고 떠들다 보니 어느새 경북 구미에 들어섰고, 버스는 상주 터널로 진입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앞에서 '펑'하는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시너 실은 트럭이 폭발하면서 불길이 치솟았고, 터널은 금세 캄캄한 암흑으로 변했습니다.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상황, 놀란 아이들은 어찌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그 순간 버스에 타 있던 한 남성이 소리쳤습니다.

"입 막고 터널 입구 쪽으로 뛰어!"

아이들과 선생님 70여 명은  그의 지시에 따라 신속히 대피했고, 그 결과 모두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침착하게 아이들을 대피시킨 이 남자, 바로 소방대원 박상진 소방장이었습니다.

그가 여기 있었던 건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119 동승제' 바로 서울시와 서울시 교육청이 세월호 참사 이후, 시범 도입한 119 소방대원이 수학여행에 참여하는 제도 때문이었습니다. 혹시 모를 사고까지 대비해 만든 '119 동승제'가 돋보였던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믿음직한 '도우미'가 언제까지 아이들과 함께 있을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지난 9월 국민안전처는 전국 소방관 인력이 기준 인력보다 41%나 부족하다는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기존 업무를 수행하는데도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인 겁니다. 혹시라도 수학여행에 따라간 소방관의 빈자리 때문에 다른 사고 현장에서의 참사가 생긴다면, 그 또한 두고두고 땅을 칠 일이 될 겁니다. 

소방관들이 이런 부담과 고민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때, 우리와 우리 가족은 혹시 모를 참사에서 더 안전할 수 있습니다.

기획·구성 : 김도균·김민영 / 그래픽 : 이윤주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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