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 임산부 서 있는데…배려석 앉아 '모른 척'

윤나라 기자 invictus@sbs.co.kr

작성 2015.09.19 20:3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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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하철 객실 가운데 좌석 양 끝에는 분홍색 스티커가 붙어 있는 임산부 배려석이 있습니다.

임산부들이 편안하게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만든 건데요, 과연 효과가 있는 건지 생생 리포트에서 윤나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만삭의 한 30대 여성이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 앞에 서 있습니다.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 있는 다른 승객은 스마트폰에 빠져 본체만체합니다.

이 임산부는 지하철을 타고 가는 10분 내내 서서 가야 했습니다.

또 다른 산모는 갓난아이를 안고 있는데도 배려석에 앉지 못한 채 서서 갑니다.

이렇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자리를 양보받은 경험이 있는 임산부는 3명 중 1명꼴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임신 9개월 여성 : 서 있기가 숨차고 힘들어요. 배려를 해주시면 좋겠는데, 아예 신경을 안 쓰는 느낌이에요.]

서울 지하철 1호선부터 8호선까지 지정된 임산부 배려석은 7천 석이 넘습니다.

하지만 임산부가 아닌 승객이 앉아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 임산부들은 눈치가 보인다는 이유로 이용을 꺼리기도 합니다.

[김애경/임신 8개월 : 비켜달라는 식으로 앞에 서 있으면 미안하니까. (승객들이) 불편해하고 안 앉게 돼요.]

임산부 배려석이 잘 지켜지지 않자 서울시는 지난 7월부터 임산부용 좌석 전체를 분홍색으로 교체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임산부 배려석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는 승객들도 있습니다.

[일반승객 : (임산부 배려석을) 몰랐어요.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지정돼 있는 것도 몰랐고.]  

특히 임신 초기 여성은 외모만으론 임신부란 걸 알아채기 어려워 배려석을 양보받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임산부 배려석을 찾는 여성에게 기꺼이 자리를 양보하는 배려가 아쉽습니다.

(영상편집 : 최혜영, VJ : 신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