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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죽음 앞둔 '평화전도사'…뭉클한 품위

김우식 기자 kwsik@sbs.co.kr

작성 2015.08.31 13:0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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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고향인 미 조지아주의 한 교회입니다.

평소 40여 명이 듣던 카터 전 대통령의 성경 교실에 참가하기 위해 700여 명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매리 무어 : 카터 대통령을 한 번 더 봐야 한다고 느껴 이곳을 찾았어요.]

그의 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생전의 그를 보려는 사람들이 각지에서 찾아온 것입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수술로 간암은 제거됐지만, 암이 뇌로 전이됐다고 밝혔습니다.

[지미 카터/전 미국 대통령 : MRI 검사결과 뇌에서 2mm 크기의 종양이 4개 발견됐어요.]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도 자신은 편안하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30년 이상 이어진 성경 교실에서도 그는 유머와 미소를 잃지 않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나 대신 성경교실을 이끌려고 기다리는데 그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거예요.]

지난 1977년 미국 39대 대통령으로 4년간 재직한 그는 재임 때보다 퇴임 후 더 큰 명성을 얻었습니다.

퇴임 직후 카턴센터를 설립한 뒤 분쟁종식과 질병, 기아 퇴치 등에 앞장서며 평화의 전도사로 불리웠습니다.

특히 지난 1994년 6월 한반도 핵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을 만나 돌파구를 마련했습니다.

이후에도 수차례 미국 특사로 북한을 방문해 미국인 피랍자 석방에도 공을 세웠습니다.

지난 2001년엔 우리나라를 찾아 국제 해비타트에서 펼치는 사랑의 집짓기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공로가 인정돼 지난 2002년엔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습니다.

암 투병 중이지만, 오는 11월 네팔을 방문해 사랑의 집짓기 봉사활동을 계속하고 싶다며 소박한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제 생이 몇 주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아주 편안합니다. 저는 수천 명의 친구가 있고 멋진 삶을 살았어요.]

미국 언론들은 카터 전 대통령이 조용한 용기의 모델을 보여준 품위있는 전직 대통령의 귀감이 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재임 때보다 퇴임 후 더 존경받는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카터 전 대통령은 생의 마지막 순간에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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