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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실이 없어요"…지역·병원 쏠림 심각

<앵커>

중환자실의 실태와 대안을 점검해보는 연속 기획, 마지막 순서입니다. 국내 중환자실 병상 수는 9천 700개인데, 인구 대비로 따져보면 무려 선진국들하고 비슷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막상 위중한 병에 걸려서 중환자실이 필요할 때는 찾기가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특히 지방일수록 더 심각합니다.

남주현 기자입니다.

<기자>

다섯 달 전 한 대학병원에서 뇌출혈로 수술을 받은 환자입니다.

수술 후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단 채 치료를 받았고 이후 증세가 좋아져 인공호흡기는 뗐습니다.

집에서 가까운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으려고 했지만, 그럴 수 없었습니다.

몸을 스스로 가눌 수 없는 중환자를 치료할 마땅한 병원을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박영욱/뇌출혈 환자 보호자 : 참 답답해요. 재활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저희 동네에는 없어요.]

국내 중환자실의 95%는 상급병원, 즉 대학병원과 지역 종합병원에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비교적 간단한 처치만 남은 중환자들도 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계속 치료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자들이 대학병원, 특히 서울의 몇몇 병원을 선호하는 탓에, 대학 병원에선 중환자실이 확보돼야 할 수 있는 뇌출혈이나 응급 환자의 수술이 지연되는 일까지 생기고 있습니다.

[류제일/한양대구리병원 신경외과 교수 : 대형병원을 선호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지만, 대형병원 자체가 중환자실 상황은 우리 병원보다도 더 수급이 힘들기 때문에.]

치료 수준이 병원마다 차이가 나는 것도 문제입니다.

[고윤석/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 패혈증 사망률이 어떤 병원에 가면 20%대고 어떤 병원에 가면 60%가 넘는다, 이것이 정당한가. 제대로 진료하는 중환자 병상이 모자라는 것이 현실이다.]

인센티브제를 도입한 일본 사례는 참고할 만합니다.

[요시히토/일본 중환자의학회 회장 : 중환자실 인력이나 시설을 잘 갖춘 병원에는 인센티브를 주고, 수준이 낮은 곳은 수가를 깎는 식으로 하고 있습니다.]

전체 의료 수준에 비해 낙후된 중환자실 환경과 환자 생존율을 높이고 지역이나 병원 간 차이를 줄여야 진정한 의료 선진국이 될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배문산, 영상편집 : 최혜영, VJ : 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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