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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겨냥한 엘리엇, 인정사정 없는 '벌처펀드'

<앵커>

이런 대머리 독수리를 영어로 벌처(Vulture)라고 합니다. 죽은 동물의 고기를 뜯어 먹고 사는데요, 이런 대머리 독수리처럼 기업의 약점을 인정사정없이 파고들어 이익을 내는 헤지펀드를 '벌처펀드'라고 부릅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문제 삼고 나선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도 그중 하나인데요, 삼성과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가처분 소송에서 일단 삼성이 승리를 거뒀지만, 공세가 계속될 것 같은 이유입니다.

벌처펀드 엘리엇의 두 얼굴, 뉴스 인 뉴스 이홍갑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2000년대 초 재정위기를 겪던 아르헨티나 국채를 헐값에 사들이면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아르헨티나가 채무불이행을 선언했는데도 채권값은 물론 이자까지 모두 내놓으라며 소송을 냈습니다.

돈을 받아내기 위해 아르헨티나의 군함과 대통령 전용기까지 압류했습니다.

2011년엔 콩고 국채에 투자한 돈을 받아내려고 콩고의 어린이들을 위해 모은 국제사회의 지원금까지 압류하는 냉혹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정승일/경제학 박사 : 한 나라 경제가 통째로 거덜이 나서 국가부도가 나는 것까지도 강제하면서 협박을 해 가지고 자기가 원하는 것을 쟁취할 정도니까.]

우리 기업을 겨냥한 외국계 투기자본의 공격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03년엔 소버린이 SK를, 2006년엔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이 KT&G를 공격하다가 주가가 오르자 1천억 원이 넘는 이익을 챙겨 나갔습니다.

엘리엇 매니지먼트도 소액 주주의 이익 방어를 명분 삼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반대하고 있지만 상대방의 약점을 공략해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 투기자본의 속성은 다를 게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신장섭/싱가포르 국립대 교수 : 합병 발표만으로 주가가 15% 내지 20% 올라서 이익을 얻었거든요. 그런데도 '나 손해 봤다'하면서 계속 소송 걸고, 이런 면에서 벌처펀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여부는 오는 17일에 열리는 합병 주주총회에서 판가름납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 영상편집 : 이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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