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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214급 잠수함 건조 책임자는 '잠수함 초짜' 기무

[취재파일] 214급 잠수함 건조 책임자는 '잠수함 초짜' 기무
해군 주력 잠수함 214급의 비리가 또 하나 드러났습니다. 214급의 위성통신 안테나에 심각한 결함이 있었는데도 잠수함 건조업체인 현대중공업은 통신 안테나도 시운전도 없이 잠수함을 해군에 넘긴 것입니다. 위성통신 안테나는 잠수함이 수상함, 항공기 등과 통신을 하는 잠수함의 눈과 귀 같은 장비입니다.

결함이 분명한 214급의 해군 인수를 추진한 것은 방위사업청의 당시 잠수함 사업팀장인 이 모 예비역 해군 대령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대령의 경력이 이채롭습니다. 해군이지만 잠수함은커녕 수상함도 제대로 타 본 적 없는 해군 장교입니다. 군 생활의 전부를 기무사령부에서 보냈습니다.

이 대령은 중령까지 기무사에서 근무한 정통 기무 요원입니다. 기무사는 방첩 부대입니다. 군대 내 간첩 침투를 막고, 군사 기밀 유출을 막는 역할을 하는 부대입니다. 잠수함과는 멀어도 너무 먼 부대입니다.

그럼에도 이 대령은 임기제 대령으로 진급하며 기무사를 떠나 방위사업청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임기제 진급은 진급은 시켜주되 2년 임기 이후에는 전역하는 방식의 진급입니다. 이 대령이 기무 시절 방위사업청을 담당했기 때문에 방위사업청에서 마지막 임기 2년을 보내게 배려했다는 것이 군 당국의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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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잠수함 사업팀장 보직은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이 대령 이전까지 방위사업청 잠수함 사업팀장을 역임했던 해군들의 병과는 조함 즉 함정을 건조하는 병과와 잠수함 항해 병과였습니다. 함정을 직접 건조하는 사업을 맡았거나 잠수함을 운항했던 장교들이 맡았던 보직이 잠수함 사업팀장이었습니다. 잠수함은 해군의 함정 중에서도 가장 전문적인 함정이기 때문에 전문가가 맡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당시 방위사업청장은 변무근 씨입니다. 해군 교육사령관을 끝으로 전역한 예비역 해군 제독입니다. 전역한 뒤에는 현대중공업 상무를 역임했습니다. 현대중공업은 214급 잠수함을 건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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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현대중공업이 잠수함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통신장비 결함이 있는데도 해군 인수를 요청했고 방위사업청이 이를 수락한 사건입니다. 방위사업청의 당시 잠수함 사업팀장은 기무 요원이고, 청장은 현대중공업 상무 출신입니다. 수상한 점이 많습니다.

214급 잠수함은 대한민국 해군의 선봉입니다. SLBM을 장착할 북한의 신형 잠수함을 최전선에서 막아내야 할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이전 연료전지 결함과 이번 위성통신 안테나 결함은 해소됐다고 하지만, 덧씌워진 비리의 그림자도 일소해야 임무 수행하는데 어깨가 가벼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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