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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한 어둠 속에서 식사…눈먼 자들의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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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개봉한 영화 어바웃타임에는 신기한 식당이 등장합니다. 이 식당에는 빛 한 점 들어오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주인공들은 테이블 위를 더듬어 밥을 먹습니다.

 그런데 이 식당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믿으시겠습니까? 런던, 파리, 나이로비 등 세계 곳곳에는 진짜 영화 속 식당이 있습니다. 프랑스 요리 전문인 이 레스토랑의 이름은 ‘Dans Le Noir(어둠 속에서)’입니다.

 이 식당의 손님들은 어둠 속에서 2시간 정도 식사를 합니다. 그 시간 동안 손님들은 혼자서는 테이블을 옮길 수도, 화장실에 갈 수도 없습니다. 오로지 자리에 앉아서 더듬더듬 밥을 먹어야 합니다. 평소 당연하게 써왔던 시각이 그곳에서는 무용지물이 돼버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어둠 속에서도 눈을 대신해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웨이터입니다. 그런데 아무것도 볼 수 없는 건 그들도 마찬가지일 텐데 어떻게 어둠 속에서 손님을 안내할 수 있을까요?

 아이러니하게도 어둠 속에서 손님의 눈이 돼주는 웨이터들은 시각장애인입니다. 이미 볼 수 없는 이들에게 더 이상 ‘어둠’은 장애물이 되지 않습니다. 웨이터들은 보이지 않아도 테이블의 간격과 화장실의 위치 등 식당의 모든 부분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어둠 속에서도 손님들은 안내할 수 있습니다. 이동할 때 손님들은 웨이터의 어깨에 손을 얹고 그들에게 의지해 발걸음을 옮깁니다.이렇게 식당 Dans Le Noir에서는 총 27명의 시각장애인들이 매일 손님들의 눈이 되어 일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단지 어둠 속에서 일을 더 능숙하게 할 수 있다는 이유로 시각장애인을 고용한 걸까요? 아닙니다. 이 식당은 프랑스의 한 사회복지단체와 사회적 투자 기업이 힘을 모아 만들었습니다. 장애인을 어떻게 도울까 고민하다 장애인들이 도움을 주게 하자는 역발상으로 이 사업모델을 고안해낸 겁니다. 

 아무것도 볼 수 없는 공간에서 사람들은 난생 처음, 시각장애인 웨이터에게 자신을 믿고 맡겨야 합니다. 시각장애인 웨이터에게 도움을 받아야 비로소 움직일 수 있고, 일어설 수 있는 경험을 통해 시각장애인에 대한 신뢰를 쌓는 겁니다. 게다가 보이지 않는 불편함을 겪으면서 실제 시각장애인들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체감하게 됩니다.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 장애인들은 분명 일반 사람들보다는 많이 불편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따뜻한 배려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우리와 조금 다른 세상을 살아가고 있을 뿐, 일반인과 다른 사람은 아닙니다. Dans Le Noir가 알려주고 싶었던 건 맛있는 음식과 특별한 서비스를 넘어 평소 우리의 선입견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이었는지도 모릅니다.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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