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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억이나 낭비된 예산…무기 검증 능력 없다

<앵커>

지난 1993년의 율곡 비리와 지난해부터 쏟아지고 있는 각종 무기 도입 비리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국산 무기 개발이 아니라 외국의 무기나 장비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점입니다.

군이 이렇게 특정 업체에 유리하게 도입 조건을 결정하면, 업체는 가격을 부풀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겁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우리 군이 무기나 장비의 성능과 가격을 독자적으로 검증할 능력이 없다는 겁니다.

뉴스인 뉴스, 김태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공군 전자전 훈련 장비, EWTS 도입 비리는 500억 원의 국가 예산이 낭비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EWTS는 적 전투기와 지대공 미사일 같은 대공 위협에 맞서 조종사의 생존 능력을 높이는 전자 훈련 장비입니다.

구속된 이규태 일광공영 회장은 572억 원이면 될 사업비를 1천77억 원으로 부풀렸습니다.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은 이규태 회장 뜻대로 ROC 즉 작전요구성능이 정해졌기 때문입니다.

이 회장이 관리해온 현역과 예비역 장교들이 공군과 합참을 움직여 EWTS의 ROC를 터키 제품에 맞춘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군 무기 획득 전문가 : ROC에 대한 정보가 이미 다 샜는데… 업체는 우리 정보(ROC)를 알고 들어오는 것이고 우리는 상대방 정보(가격·성능)를 모르고 덤비는 것인데…]  

터무니없는 가격이 제시됐는데도, 방위사업청은 걸러내지 못했습니다.

[군 무기 획득 전문가 : (무기도입) 투명성을 위해서 (보직을) 돌리는 것이고 그러면 (무기 도입 담당자가) 원가라든가 이런 데 과연 전문성이 있느냐. 없어요. 심지어는 영어도 잘 모르는 사람이 그런 자리에 앉아 있어요.]  

ROC와 가격 정보를 틀어쥔 무기상들을 방위사업청이 당해낼 수 없는 실정입니다.

방위사업청은 비리 방지를 명분으로 무기 획득 담당자의 경우 일정 기간 이상 한 자리에 근무하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의 비리를 막기 위해서는 전문가 양성과 검증 체계 구축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영상편집 : 우기정, CG : 김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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