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공군 총장 '의혹 백화점'…공군 '엉터리 해명'

김태훈 국방전문기자 oneway@sbs.co.kr

작성 2015.05.01 11:46 수정 2015.05.01 14:4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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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공군 총장 의혹 백화점…공군 엉터리 해명
"최차규 공군 참모총장이 부대 운영비 300만 원을 착복했다"
"아들이 홍대 클럽에 놀러갈 때 운전병을 시켜 관용차로 모셨다"
"2억 원 이상 들여 총장실을 호화롭게 리모델링했다"
"공익 제보자를 유언비언 유포자로 낙인 찍어 헌병 수사를 지시했다"


어제 군 인권센터가 폭로한 최차규 공군참모총장의 의혹들 중 일부입니다. 공군은 하나같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자료를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군 인권센터의 발표는 하나하나 근거가 있고 공군의 입장 자료는 '카더라' 수준입니다. 국방부가 나서서 각종 의혹을 조사해야 하는데 강 건너 불구경입니다. 최 총장 측이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할 만도 한데 잠잠합니다. 잊혀지기 만을 기다리는 듯...

● 300만 원 착복…수사 당사자들의 진술 vs 총장의 진술

군 인권센터는 "최 총장이 2008년~2009년 전투비행단장 시절, 부대 운영비 300만 원을 착복한 혐의가 군 수사당국에 포착됐지만 수사가 외압으로 중단됐다"고 밝혔습니다. 근거는 당시 수사에 관여했던 사람들의 진술입니다. "수사 서류는 수사가 중단되면서 캐비닛에 치워졌다"고 그들은 말했습니다.

공군은 "최 총장이 군 생활 과정에서 부정한 돈을 받거나 유용한 적 없다"고 밝혔습니다. 근거는 최 총장의 말입니다. 수사한 측의 말과 수사 받은 측의 말이 팽팽히 맞섭니다. 누구 말이 맞을까요? 캐비닛을 열어야 합니다.
 
● 총장 아들 홍대 클럽행 의혹…헛다리 짚은 공군

군 인권센터는 "최 총장이 운전병에게 아들을 홍대 클럽에 관용차로 데려다 줄 것을 명령한 적이 종종 있었고 실행됐다"고 폭로했습니다. 공군은 "1주일 동안 근무한 공관병이 SNS에 남긴 글만을 근거로 한 의혹"이라며 역시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습니다.

공군은 잘못 짚었습니다. 군 인권센터의 폭로 근거는 공관병의 SNS가 아니라 홍대 클럽으로 최 총장 아들을 데려다 줬다는 해당 운전병 당사자의 진술입니다. 운전병 본인이 "최 총장 아들을 홍대 클럽까지 태워주는 사역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최 총장이 공군작전사령관 시절, 부인이 운전병 달린 관용차를 이용했다는 지적도 있었는데 공군은 "3성 장군의 부인은 관용차를 이용하도록 하는 수송 지침이 있었다"고 거짓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지침은 창군 이래 존재해본 적 없습니다. 공군은 이내 "총장 부인이 3~4차례 관용차를 이용했다"고 꼬리를 내렸습니다.

● SBS 보도 사찰…총장 지시 vs 헌병의 자율 수사

공군 헌병이 최 총장의 집무실 호화 리모델링을 꼬집은 SBS 기사를 분석하고 보도에 등장하는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방송에서 변조돼 나간 음성을 복원했습니다. 공군 헌병이 그런 행위를 한 것은 최 총장이 지휘 서신으로 "유언비어를 발본색원해서 엄단할 것"을 명령했기 때문입니다. 최 총장이 헌병들을 불러다 직접 수사를 명령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휘서신을 통해 지시한 것은 명백합니다.

수사는 열흘 정도 진행되다 중단됐는데 공군 고위 관계자는 "총장이 수사를 중단시켰다"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공군은 "총장이 수사를 지시한 적도 중단시킨 적도 없다"고 거짓 해명을 늘어 놓았습니다.

총장이 수사를 지시했습니다. 그런데 총장에게는 그런 권한 자체가 없습니다. 최 총장은 초법적인 지휘를 하고 있는 겁니다. ▶ [취재파일] 공군 총장실, 신축 반년 만에 개축…왜 꼭 세월호 때?

● 총장실 리모델링의 실체…공사비 숨기는 공군
취재파일취재파일위 사진은 최차규 참모총장의 방 앞 복도입니다. 모형 F-35 전투기가 원형 거치대위에 설치돼 있습니다. 거치대 가격은 3,000만 원입니다. 출입문 양옆에는 공군 로고와 공군본부 조직도가 걸렸습니다. 각각 500만 원입니다. 그 옆으로는 강화플라스틱 소재로 만든 전투기 부조 액자 4점 걸려있습니다. 7,800만 원입니다. 합당한 가격일까요?

이에 앞서 최 총장은 취임하자마자 불과 6개월 전에 신축한 총장실을 완전히 뜯어 고치는 총장실 리모델링에 1억 8,900만 원을 사용했습니다. 자신의 집무실 치장에 많은 국가 돈을 사용해 논란이 된 적이 있는 상황입니다. 

공군이 어제 낸 입장자료를 보니 리모델링에 썼다는 1억8,900만 원엔 모형 전투기 거치대와 로고, 조직도 가격은 빠져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1억 8,900만 원에 4,000만 원 이상을 더해야 진짜 리모델링 가격이 됩니다. 결국 전체 리모델링 가격은 2억 3,000만 원인 것입니다. 문제는 2억 원 이상의 예산 사용은 국방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것. 공군은 국방부 승인을 안 받았습니다. 리모델링 비용을 쪼개기 해서 군의 상부 승인 규정을 피해나간 의혹도 새로 생겨났습니다.

● 손 놓은 국방부

공군 고위 관계자는 최근 "공군 총장과 관련한 투서가 난무하고 있는데 투서 중에 사실도 있고 거짓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실에 부합하는 투서가 있다는 것은 국방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위 의혹들의 진위에 대해서도 국방부는 정통합니다.

그렇다면 수순은 국방부가 공군을 감찰하는 것입니다. 위 의혹과 투서들을 하나하나 따져서 진실로 입증되면 관련자들을 엄중 처벌해야 합니다. 그런데 국방부는 공군에게 여러 의혹들을 스스로 소명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겼습니다. 국방부와 공군 사이에 무슨 말 못할 사정이라도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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