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부터 국제결혼을 할 때 외국인 배우자가 기초적인 한국말을 못하면 입국할 수 없도록 관련법이 개정됐는데요, 이 때문에 결혼을 하고도 배우자가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항의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윤나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달 27일 한 60대 남성이 결혼정보업체에 불을 질러 업체 대표가 숨졌습니다.
베트남 여성과 결혼했는데 신부가 입국 허가를 받지 못하자 홧김에 불을 낸 겁니다.
경북 상주에서 농사를 짓는 이 40대 남성도 지난해 8월 캄보디아 신부와 결혼식을 올렸지만, 신부가 한국어능력 시험에서 떨어져 입국 허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한순철/경북 상주시 : 시험에 합격해야만 온다는 게 저한테는 어렵죠. 캄보디아에 계신 분도 어렵게 생각하고 많이 보고 싶습니다.]
지난해 4월부터 결혼 이민자들은 한국어능력시험에서 초급을 취득하거나 일정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합니다.
부부간 의사소통이 안 돼 다문화가정에서 가정 폭력이 빈발하고 이혼이 한해 1만 건이 넘자 관련법을 바꾼 겁니다.
이후 한국어를 몰라 입국 불허된 외국인 배우자는 1천여 명으로 추정됩니다.
국제결혼 중개업체 대표들은 여성가족부를 찾아가 항의 시위까지 벌였습니다.
[이종철/국제결혼중개인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 : 결혼까지 하고 혼인신고까지 마친 상태에서 결혼을 포기하게 되면 정말로 한국에 있는 남성은 살아 보지도 못하고 유부남이 되는 그런 폐해가.]
정부는 기본적인 한국어 능력은 가정을 이루는 데 필수라며 법 개정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식·김태영 TBC, 영상편집 : 박춘배, VJ : 김형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