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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美금리인상 하반기 이후…실물경제 회복 노력해야"

전문가들 "美금리인상 하반기 이후…실물경제 회복 노력해야"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8일(현지시각) '인내심 발휘'라는 표현을 삭제했지만, 실제 금리 인상은 하반기 이후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금리가 인상된다 해도 완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돼 우리 경제에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대체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과거 미국이 양적완화를 중단하겠다는 발표만으로도 국제금융시장이 흔들렸던 것과 같이 금리 인상에 따른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습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다고 해서 따라갈 것이 아니라 그전에 지속적으로 실물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습니다.

◇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인내심' 표현이 삭제됐다고 해도 아주 서두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놓는다는 차원에서, 금리 인상을 향해서 가는 것은 맞지만, 생각만큼 서두를 것으로 생각하진 않는다. 올해 상반기 정도로 생각했는데 하반기로 가지 않을까 본다. 표현 삭제는 실물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자신감을 보인 것으로 생각한다. 기본적인 지표들에 대해서는 금리 인상이 연기될 수 있다는 뉘앙스를 줬다고 느꼈다. '합리적인 확신이 설 때'라는 표현을 썼기 때문에 금리 인상을 당장 하겠다는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인상 방향이 맞지만 시기는 늦어지고 있다. 미국 경제와 고용은 괜찮은 편이어서 인내심 표현을 삭제했지만, 다른 세계경제 상황을 전반적으로 검토해서 하반기 정도를 고려한다는 뉘앙스로 해석할 수 있을 듯하다. 금리 상황 변화에 따라 대응할 필요가 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다고 해도 상당히 점진적으로 할 가능성이 크다. 엘런 의장의 기본 구도도 그렇다. 미국 금리 인상을 한다고 해서 우리가 금리를 올리기보다는 그전에 실물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계속돼야 한다.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 하더라도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을 통해 기업 수익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또 미국 금리 인상과 관련해 일정부분의 단기 자금유출 가능성은 언제든 존재하지만, 그것 때문에 한국도 금리를 올리는 것은 경기를 무너뜨리면서 더 많은 자금 유출을 불러올 위험이 있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

인내심을 없앴다는 것 자체로만 본다면 6월에 인상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는 있다. 그러나 경제 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것을 보면 인상 시기를 늦추는 것이 아닌가 판단한다. 상반기보다는 9월이나 10월 정도 하반기가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합리적 확신'이 들 때 인상하겠다고 한 점 등 여러 가지 면을 종합하면 이론적으로는 6월도 가능하겠지만, 가을 쪽이 아니겠나 생각한다. 어떤 변화가 우리 경제에 충격을 주는 것은 예상을 뛰어넘는 변화가 있을 때이다. 금리 인상 여부는 의미 있는 변화이긴 하지만, 충격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인상 시기가 빠르거나 그 폭이 크다고 한다면 모르겠지만, 완만하게 올릴 가능성이 크고 시장에서도 대비하고 있기 때문에 충격은 크지 않을 수 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우리도 인상 여부를 고민할 것이 아니라 우리 경제 상황에 따라 대응할 필요가 있다. 지금으로서는 우리 경제의 단기적인 회복세를 다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오정근 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는 올해 4분기(10∼12월)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인내심'이라는 단어를 빼는 대신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2%에 근접한다는 확신이 있을 때 금리를 올리겠다고 했다. 앞서 엘런 의장은 지난달 상원 청문회에서 "선제적 안내(포워드 가이던스) 문구의 변경이 FOMC가 개최할 두 번 정도의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으로 반드시 이어진다는 신호로 읽혀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다. 이런 정황에 따라 미국이 4월과 6월에는 적어도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FOMC 회의는 올해 7월, 9월, 10월, 12월 네 번 남는데, 이 중에서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이달 미국의 경제전망 발표다. 최근 미국이 성장률, 실업률, 물가상승률 등 경제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FOMC가 물가상승률 2%가 될 것으로 예측한 시점은 2017년이다. 금리 조정의 영향이 물가에 미치는 시차가 1년에서 1년 반 정도다. 이런 점을 고려해 역산하면 올해 4분기 정도가 미국의 금리 인상 시점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FOMC는 또 미국의 달러화 강세로 수출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미국의 수출증가율은 2010년 20.5%, 2011년 16.2%, 2012년 4.2%, 2013년 2.0%, 2014년 2.7%로 내림세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달러화 강세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면서 수출을 둔화시킬 우려가 크다. 한국은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기 전에 금리를 더 내려 경기를 부양하고, 미국으로 자금이 빠져나갈 경우를 대비해 외화보유액을 충분히 확충해야 한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그 파급 효과가 보통이 아닐 것이다. 미국이 양적완화를 중단하겠다는 발표만으로도 국제금융시장이 소용돌이친 전례가 있다. 일차적인 영향은 우리보다 경제 상황이 취약한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같은 나라에서 올 것이다. 미국 금리 인상의 부정적인 여파가 한국에 미치기 전에 기초 체력을 튼튼히 할 필요가 있다.

◇ 현대경제연구원 홍준표 연구위원

미 연준이 '인내심 발휘'라는 부분을 삭제하리라는 것은 예상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성명서 내용을 잘 살펴보면 실업률 등 고용 관련 지표는 어느 정도 목표한대로 충족이 됐지만, 물가 부분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시기가 상당히 지연될 가능성을 내비치는 부분이다. 공급 충격의 영향이 크지만 현재 물가수준이 상당히 낮고, 이런 상황이 지속되리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연준은 물가가 2%에 근접하리라는 '합리적 확신(reasonably confident)'이 있을때 금리를 올리겠다고 표현했다. 올해 안에는 물가가 1% 중반대에 머물다가 2016년에 가서야 1% 후반, 또는 2%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빨라도 오는 9월, 아니면 내년 초쯤 돼야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인상 시기가 늦춰진다면 한국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자금 유출에 대한 불안감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외환시장에 단기적인 변동성이 있더라도 자금 유출은 제한적이거나 혹은 다소 유입될 가능성도 있어 당국이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기는 했어도 우리와 신용등급이 비슷한 나라들과 비교해보면 금리가 크게 낮은 수준은 아니다. 외환건전성도 양호한 편이다. 유럽계 자금이 신흥국으로 가거나 바로 미국으로 유입되기보다는 오히려 한국에 들어올 수 있다.

◇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회의 문구로만 본다면 지금까지는 "올리기는 하는데 계속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었다면 '인내심'이 없어진 것을 보면 "이제 올릴 때가 된 것 같은데 이번은 아니다"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고 다음 번에 꼭 올리겠다는 것은 아니고, 타이밍을 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노동시장이 계속 향상되고, 중장기 인플레이션이 2%에 머물면 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으로, 이르면 6월이나 8월도 가능한 것으로 회의 내용은 돼 있는 듯 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미국 경제가 8월까지 회복되고 노동시장이 계속 좋아진다면 앞으로 계속 회복되는 신호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올릴 수도 있을 것 같다. 미국의 단기금리가 올라가면 중장기 금리도 올라가고, 그것은 우리나라 중장기 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 중장기 금리가 올라가면 실질 중장기 금리가 올라가 투자에 영향을 미치지만, 큰 충격은 아닐 것 같다. 단기 이자율 역시 단기 자본 흐름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의 펀더멘털이 향상되면서 금리가 오르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에 특별한 대응은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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