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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평창 쇼크 '205억이 1,040억으로'

[취재파일] 평창 쇼크 '205억이 1,040억으로'

권종오 기자

작성 2015.02.21 08:39 수정 2015.02.21 14:3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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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평창 쇼크 205억이 1,040억으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노보드와 스키 프리스타일 경기장에 들어가는 비용이 1년 만에 무려 5배나 폭등한 것으로 드러나 엄청난 파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스노보드와 프리스타일 경기는 2011년 유치 당시부터 강원도 평창의 보광 휘닉스파크에서 개최하는 것으로 일찌감치 결정돼 있었습니다. 경기장을 새로 신축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시설을 보완해 사용하기 때문에 평창 올림픽 경기장으로는 보기 드물게 이렇다 할 잡음이 거의 없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년 전인 2014년 1월 강원도가 작성한 공식 자료에 따르면 보광 휘닉스파크 경기장을 보수하는 비용으로 총 205억 원의 예산이 책정돼 있었습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관련 법규에 따라 정부가 75%인 154억 원을, 강원도가 25%인 51억 원을 부담하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금액이 1년 만에 1,040억 원으로 갑자기 대폭 늘어나게 돼 충격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전말은 이렇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평창 조직위의 해명에 따르면 국제스키연맹(FIS)이 요구하는 사항을 그대로 수용해 이행할 경우 보수비용이 790억 원으로 폭등한다고 합니다. 여기에다 보광 측이 경기장 사용료와 영업 손실 보상비로 250-300억 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테스트 이벤트와 3년 뒤 동계올림픽을 치르게 되면 사실상 세 시즌 동안 영업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니 그 손해를 보상해달라는 것입니다. 이 2가지 금액을 합치면 최소 1,040억 원입니다. 
취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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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비용이 폭등한 것에 대해 강원도는 "스노보드와 프리스타일 세부 종목 수가 6개에서 10개로 늘어나 코스를 새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라는 핑계를 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말도 안 되는 군색한 변명입니다. 2014년 2월에 치러진 소치올림픽의 스노보드와 프리스타일 세부 종목도 이미 남녀 각각 10개였기 때문입니다. 소치와 비교할 때 평창올림픽에서 새로 늘어나는 종목은 없습니다.

이 세부 종목 수는 2013년 봄에 확정됐는데 강원도가 '205억 원'으로 잡은 공식 자료는 그 뒤인 2014년 1월에 작성됐습니다. 그러니까 강원도가 보광 휘닉스파크의 보수비용으로 '205억 원'을 생각할 때 이미 세부종목 수는 10개였습니다. 따라서 강원도의 해명은 사실관계를 완전히 호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유치 이후 3년 넘게 허송세월하다 이제 와서야 호떡집에 불난 격이 된 문체부와 평창 조직위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된 때는 2011년 7월입니다. 국제스키연맹이 요구하는 사항을 3년이나 지난 시점에서야 파악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보광 측과 경기장 사용료와 영업 손실 보상비에 관해 어떠한 합의도 하지 못하고 공식 계약서도 작성하지 못한 것은 한마디로 직무유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사기업인 보광 그룹이 수백억 원의 손해를 보면서까지 공짜로 경기장을 제공할 가능성은 애초부터 1%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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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1,040억 원이란 거액은 국민 세금으로 충당해야 합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문체부는 비용 절감을 위해 아예 경기장을 입지여건과 시설이 탁월한 강원도 정선의 하이원 리조트로 변경할 생각입니다. 이럴 경우 최소한 500억 원 이상이 절약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칼자루를 쥔 국제스키연맹이 난색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올림픽 준비가 지지부진한데 이런 상황에 경기장마저 또 옮기면 내년 2월로 예정된 테스트 이벤트를 치를 수 없다고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스노보드와 프리스타일 코스는 현재 설계 중인데 5월부터는 공사를 시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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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강원도, 평창조직위는 22일 인천에서 국제스키연맹 관계자와 만나 스노보드-프리스타일 경기장 변경 문제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우리 측은 재정 부담을 고려해 하이원 리조트로 이전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전달할 계획인데 국제스키연맹이 그대로 수용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스노보드-프리스타일 경기장 변경은 3개월 전에만 추진했어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지금은 시간이 너무 촉박해 성사 여부가 불투명합니다. 경기장 변경이 결국 이뤄지지 않을 경우 1,040억원이란 비용은 고스란히 국민 부담으로 전가됩니다. 평창 올림픽 준비 소홀과 늑장 대처로 자칫 아까운 혈세가 500억 원 이상 더 들어가게 될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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