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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대신 카페…집중력 높이는 '소음' 팝니다

<앵커>

조용한 도서관을 마다하고 시끄러운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들은 시끄러워야 공부가 더 잘된다고 합니다. 얼핏 이해가 잘 안될 수 있지만 실제로 적당한 소음은 공부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안서현 기자입니다.

<기자>

기말고사를 앞둔 대학가 커피숍에 빈자리가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조용한 도서관 대신 약간은 소란스러운 이곳에 책을 펼쳤습니다.

[김진희/자격시험 준비생 : 오히려 적당한 소음이 좋은 것 같아요. 너무 조용하면 조용한 것에 집중이 돼 공부를 더 못하게 되는 것 같아요.]

커피잔 부딪히는 소리와 웅얼웅얼 떠드는 소리, 잔잔한 음악 소리까지 더해진 커피숍의 소음을 측정해봤습니다.

동서남북 네 방향에서 측정한 커피숍 내부 소음의 평균치는 약 60dB로 나왔습니다.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연구팀은 50~70dB 정도의 적당한 소음이 완벽한 정적보다 집중력과 창의력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음높이가 다른 여러 소리가 합쳐지면서 일하기 적당한 소음도, 이른바 '백색 소음'이 만들어지기 때문인데요, 백색 소음에 대한 전문가의 설명입니다.

[배명진/숭실대학교 소리공학연구소장 : 백색소음의 경우 색 잡음이 아니고 여러 잡음이 섞여 있는 것이기 때문에 소리는 있지만 의미가 없어져 버립니다. 소리의 의미가 없으니까 일에 집중할 수 있다.]

한국산업심리학회는 '백색 소음'이 들릴 때, 집중력은 47.7%, 기억력은 9.6% 향상되고 스트레스는 27.1%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

커피숍 소음을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사이트와 스마트폰 유료 앱까지 나왔습니다.

소음을 돈 받고 파는 겁니다.

일부 기업이나 고시원, 독서실에서는 바깥 소음을 차단하거나 내부 대화 내용의 유출을 막기 위해 백색 소음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금융기관과 의료시설 등 개인정보를 다루는 기관에서 백색소음기의 설치가 아예 의무화돼 있습니다.

[여인섭/백색소음기 제조업체 대표 : 직장 내에서 업무력 향상을 위해 소음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한다든지 도청 방지용으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거든요.]

소음도 종류에 따라선 더 이상 피해야 할 공해가 아닌 다양한 쓰임새를 지닌 판매 상품이 됐습니다.

(영상취재 : 박영일·김현상, 영상편집 : 김종우, CG : 강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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