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도심 공원·고궁에 '발암성 농약' 뿌린다

박원경 기자 seagull@sbs.co.kr

작성 2014.10.28 20:23 수정 2014.10.29 04:4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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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민들의 휴식처인 공원과 고궁에 독성이 강한 유해 물질들이 뿌려지고 있습니다. SBS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서 조사를 해 봤더니 서울 도산공원과 인천 수봉공원을 비롯한 전국의 유명한 도시 공원 곳곳에 발암물질을 비롯한 유해물질이 들어 있는 농약이 뿌려진 걸로 확인됐습니다. 창덕궁이나 종묘 같은 서울 도심의 고궁이나 문화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탐사보도팀 박원경 기자가 먼저 그 실태를 보도합니다.

<기자>

도시의 공원은 주말이면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로 북적입니다.

하지만 어떤 농약이 뿌려지는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김민혜/서울 강남구 : 방역 작업하는지 몰랐어요. 걱정되죠. (아이들은) 나뭇잎 떨어진 거 다 만지고 하니까. 또 손이 입으로도 가니까요.]    

올해 전국의 도시 공원에 뿌려진 농약 정보를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입수해, WHO 세계보건기구와 미국, 그리고 EU의 기준에 따라 분석했습니다.

서울 강남구는 3급 발암물질이 든 농약과 유전자 이상을 일으킬 수 있는 성분이 든 농약을 도산공원과 학동공원 등 관내 121개 공원 상당수에 뿌렸습니다.

강남구는 농촌진흥청에 등록된 농약을 썼을 뿐이라면서 새롭게 유해성 논란이 제기된 농약들은 앞으로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 강남구청 담당직원 : 최선을 다해서 저독성(농약)으로 뿌리려고 하는 방침이고요. 그 부분(문제 제기된 부분)에 대해서도 더 열심히 앞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인천 남구 시설관리공단은 독성이 강해 사용이 금지된 농약을 불과 석 달 전까지 수봉공원 등 관내 공원에 살포했습니다.

[인천 남구 시설관리공단 직원 : 근무지도 바뀌고 팀장도 바뀌고 하다 보니까 정보 전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창덕궁.

창덕궁 관리사무소는 관람객들이 다니는 길 주변에 독성이 심해 등록이 취소된 농약을 뿌렸습니다.

[창덕궁 관리사무소 직원 : 교육을 받기는 받았는데, 오래전부터 써왔기 때문에 습관이 아직 밴 것 같습니다.]

이곳 창덕궁뿐 아니라 종묘와 경복궁 등 유명문화재, 정릉과 같은 왕릉에도 사용이 금지됐거나 발암 성분 등이 든 농약이 다량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자체와 시설관리공단, 문화재 관리사무소 등 349개 기관이 올해 사용한 농약을 분석한 결과 발암성 농약을 쓴 기관이 55곳, 유전자 변이를 일으킬 수 있는 성분이 든 농약을 쓴 기관이 14곳, 태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성분이 든 농약을 쓴 기관이 29개였습니다.  

독성이 강해 등록 취소된 농약을 쓴 기관도 6개나 됐습니다.

대전의 5개 구청 가운데 중구를 제외한 4개 구청은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김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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