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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한다더니…창조 개발자 울리는 정부

<앵커>

정부가 창조경제의 핵심으로 인터넷 벤처를 꼽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적 올리기에 급급한 나머지 개발자들의
소중한 노력을 망치는 일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윤창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전국 인디 밴드들의 공연 정보를 한눈에 알 수 있는 웹사이트입니다.

사이트 개발 운영자인 이준행 씨는 지난 6월 문화관광체육부 산하기관으로부터 황당한 요청을 받았습니다.

정부의 통합 문화포털에도 인디음악 소개코너를 만들 건데, 관련 데이터를 공짜로 줄 수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이준행/인디스트릿닷컴 개발자 : '이용 대가가 지급 되느냐'고 했더니 '그것은 예산에 책정돼 있는 것이 없어서 안된다. 무상으로 지원해 달라' 이렇게 했었고요.]  

넉 달 뒤인 지난 2일 정부가 내민 문화포털 설계도는 이 씨의 웹사이트를 그대로 모방한 것이었습니다.

공연일정 소개와 밴드 관련 정보 등을 볼 수 있는 디자인과 배치가 거의 똑같습니다.

['그거 참고해서 우리가 만들어 버릴게' 라고 하고 예산을 투입해서 똑같은 것을 만든다(?) 그것은 (내 재산을) 뺏어가는 느낌이죠.]  

담당 공무원은 기획단계에서 백지화했는데 뭐가 문제냐는 식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련 공무원 : 협조하고 서로 연계하자(는 것입니다.) 우리가 뭐 서비스를 한 것도 아니고 그 얘기하는 중간에 이제 그렇게 협의가 안돼서 중단한 것이거든요.]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민간의 성과를 가로채 실적 올리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황병선/카이스트 SW대학원 대우교수 : 자기가 어렵게 검증한 콘텐츠나 서비스 모델을 정부가 무상으로, 또는 비슷한 모델을 정부예산으로 만들어서 경쟁자로 나서게 된다면 왜 그런 새로운 도전을 하겠습니까?]  

입으로는 창조경제를 말하면서도 현장에서는 창의적 개발자들을 울리는 행태가 미래의 성장동력을 갉아먹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영일,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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