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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용의차량 추격 중 부상, 14년째 사경 경찰관 결국…"

"범죄 용의차량 추격 중 부상, 14년째 사경 경찰관 결국…"
"경찰관은 결국 일어나지 못했다."

범죄 용의차량을 뒤쫓다 중상을 입고 10년 넘게 사실상 식물인간으로 투병생활을 했던 경찰관이 추석 명절에 숨을 거둬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9일 광주 보훈병원 등에 따르면 추석 명절인 8일 자택에서 투병 중인 신종환(51) 전 광산경찰서 경장이 호흡곤란 증세 등을 보여 광주 보훈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신씨의 투병은 지난 2001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01년 3월 19일, 당시 광주 광산구 삼도파출소 앞에서 검문에 불응하고 도주한 범죄 용의차량을 추격하던 중 순찰차가 뒤집히면서 머리를 심하게 다쳤다.

추월과 역주행 등 4km를 질주하던 도주 차량을 추격하던 순찰차는 함평 월야면 외치리 고갯길에서 핸들을 꺾지 못해 그만 전복됐다.

신씨는 손과 발을 전혀 움직이지 못한 채 눈만 끔뻑일 정도의 위중한 상태였지만 조금씩 호전돼 몸을 뒤척이고 알아듣지 못할 말이지만 소리를 지르는 등 회복됐다.

가족들은 신씨가 훌훌 털고 다시 일어날 거라는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14년째 간병 생활을 이어왔다.

어려운 가정형편상 별도의 간병인을 둘 수 없어 부인이 신씨 병간호에 온 종일 매달렸다.

부인 왕모(51)씨는 "지나가는 순찰차, 경찰관을 볼때면 내 남편도 다시 일어서 경찰복을 입을 수 있겠지라는 희망을 가졌는데…"라며 말을 맺지 못했다.

왕씨는 "남편 간호에만 매달리다 보니 초등학생과 유치원생이었던 두 아이에게 많은 신경을 써주지 못했는데 잘 자라줘 너무 고맙다"고도 말했다.

10년 넘게 병석에 누워있는 아버지만을 봐 왔던 두 아이는 어엿한 대학생으로 잘 자랐다.

신씨는 장기 투병으로 경찰관에서 면직 처리돼 사고 당시 계급인 경장에서 멈췄다.

'조폭은 다 내 손으로 잡겠다'는 호기스러움도 영원히 접게 됐다.

신 경장의 동료들은 "사명감과 동료애가 누구보다 뜨거웠다"며 "오랜기간 병석에 있었지만 그래도 일어나 돌아올줄 알았다"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신씨는 10일 발인 뒤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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