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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 잘 되자 "나가라"…대형마트 '갑의 횡포'

김종원 기자 terryable@sbs.co.kr

작성 2014.07.27 20:47 수정 2014.07.27 22:1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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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형마트가 이른바 갑의 지위를 이용해 입점 업체들에게 횡포를 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에는 한 대형 마트가 입점업체에게 큰돈을 들여 공사까지 하게 해놓고 철수시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김종원 기자의 생생리포트입니다

<기자>

마트 창고 한 켠에 소형 회전목마 한 대가 긁히고 녹슬어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습니다.

주인은 속이 탑니다.

[회전목마 주인 : 너무너무 속상하죠, 진짜 눈물 나죠. 이거 두 달 밖에 안 쓴 건데.]

마트 안 아이들 놀이터 키즈 카페에 있던 회전목마가 철거돼 옮겨진 건데, 주인 윤향자 씨에게는 속이 타는 사연이 있습니다.

윤 씨는 2년 전까지 이 마트 안에서 키즈카페를 운영했습니다.

적자였던 키즈카페를 인수해 7년 만에 흑자로 바꿔놓았는데, 인기가 생기자 마트 측은 앞으로 운영을 전문업체에 맡긴다며 나가라고 통보를 해왔습니다.

특히 중간에 매장을 옮겨야 한다는 마트 측의 요청에 따라 1억 원이나 들여 리뉴얼을 한 것이 고스란히 손해로 돌아왔습니다.

[윤향자/前 키즈카페 운영자 : 쫓겨난다는 생각은 누구라도 안 하죠. 그 많은 돈을 들여서 (리뉴얼을 했는데.) (만약에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공사하셨겠어요?) 안 하죠, 그때 나왔어야죠.]

마트 측은 보상으로 3천만 원과 동전 넣고 타는 놀이기구의 운영권을 약속했습니다.

[00마트 관계자 : (임대차 계약 기간이) 다 지나서 우리가 보상비를 줘야 할 의무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보상금을 줬다는 얘기죠.]

하지만 마트 측은 윤 씨가 매장을 넘기고 나온 당일 놀이기구 6대 가운데 넉 대를 철거했습니다.

얼마 뒤 나머지 두 대마저 내부 공사를 이유로 철거했습니다.

[윤향자/前 키즈카페 운영자 : 3000만 원은 말도 안 되는 금액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000만 원을 받고 나온 이유는  놀이기구의 운영 약속을 해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약속을 지키지 않습니다]

대당 3~400만 원에 달하는 놀이기구들은 지금까지 방치돼 있습니다.

그런데도 마트 측은 몇 대를 몇 년간 운영하게 해주겠다는 구체적인 조항이 없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합니다.

[최광석/부동산 전문 변호사 : 특히 기업하고 계약을 할 때에는, 꼭 문서로 정확한 약속을 하실 필요가 있고요, 적어도 비밀 녹음 같은 그런 안전장치를 (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마트 측은 윤 씨와 비슷한 시기에 다른 매장의 키즈카페 점주들과도 계약을 해지했습니다.

당시 계약해지를 당한 점주 가운데엔 공정위에 제소를 한 사례도 있습니다.

[前 키즈카페 업주/2년 반 만에 계약 해지 : (키즈카페에) 2억 7천5백만 원 정도를 투자했죠. (마트 측이랑 협상은) 어림도 없더라고요. 퇴직금 몇 푼 모아서 장사를 한 건데, 싸울 수가 없었어요. 시간만 질질 끌고 보상을 해주지를 않는데요, 영업은 못하게 하고. 그렇게 해서 받은 게 그거에요, 5천만 원.]

수익성이 안 보일 땐 개인 사업자에게 맡겨두다가, 수익이 난다 싶으면 끼어들어 영세한 입점 업체 이익을 빼앗는 대기업의 행태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영상편집 : 박진훈, VJ : 유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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