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실종자 가족들은 팽목항에도 나가 있지만 진도 실내 체육관에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계십니다. 오죽 답답했으면 청와대로 가서 요구사항을 말하겠다는 움직임까지 있었습니다.
박원경 기자 전해 주십시오.
<기자>
네, 10구의 시신이 추가 수습됐다는 소식에 실종자 가족들이 모인 이곳 체육관은 침통한 분위기가 가득합니다.
애타게 기다리던 구조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계속 추가 사망자 소식만 들어오면서 사고 발생 5일째를 힘겹게 버텨온 가족들은 더욱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특히 조금 전에는 해경이 추가 수습된 시신의 인상착의를 가족들에게 공지하면서 이를 확인한 가족들의 오열과 흐느낌이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또, 사고가 발생하고 수 일이 지나서야 선체 내부 진입에 성공한 정부의 미흡한 수색 작업과 구조 작업에 울분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가족들은 밤새 10명이 넘는 사망자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면서 크게 낙담하고 있습니다.
또, 기상 상황 등으로 수색 작업이 쉽지 않다는 얘기를 해 온 정부에 보다 적극적인 구조 작업을 촉구하며 흥분하고 있습니다.
가족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현장으로 내려와 직접 수색 작업을 지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가족들의 이런 주장에는 앞서 들으신 대로 오락가락하는 정부의 발표와 더딘 수색 작업이 배경이 됐습니다.
오늘 새벽 가족들은 청와대를 항의 방문해 요구 사항을 직접 전달하기로 하고 버스를 타고 청와대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이를 막아서면서 곳곳에서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실신해 병원으로 옮겨지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정홍원 국무총리가 현장으로 와 가족들의 청와대행을 만류하기도 했지만, 뚜렷한 후속 대책을 내어놓지는 못하면서 설득에는 실패했습니다.
아직도 일부 가족들은 연좌 농성을 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습니다.
어제(19일) 가족들 사이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되었던 구조 중단과 선체 인양과 관련해선 밤새 가족들 사이에 논의가 있었지만 결론을 내지는 못했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차 편이 마련되는 대로 다시 청와대 항의방문을 강행하겠다는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