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침몰사고 여파로 각 시·도 교육청이 일선학교에 수학여행이나 현장체험학습을 전면 또는 부분 보류하도록 지침을 내린 가운데 대구에서는 18일 4개교가 1박 2일간 일정으로 수련활동을 하러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의 2개 고등학교 간부 학생 149명은 이날 1박 2일 일정으로 경북 포항에 있는 대구교육해양수련원으로 '학생회 임원수련활동'을 하러 갔다.
지난 17일에도 한 고등학교가 1학년생 425명을 데리고 대구교육해양수련원으로 1박 2일간 현장체험학습을 실시해 학부모들의 걱정을 샀다.
시교육청 측은 "이들 간부 학생은 대구교육해양수련원에서 운영하는 수련활동 프로그램 '생명존중 또래 지도자 캠프'에 참가한다"며 "프로그램에 포함돼 있던 해양활동은 취소하고 수련원 강당에서 내부활동만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이 수련회에 참가하려던 학생은 모두 155명이었으나 6명이 불안감 등을 이유로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1개 초등학교(25명)와 1개 중학교(38명) 학생들이 각각 1박 2일 일정으로 경북 김천 등 내륙지역으로 학생회 임원수련회나 걸스카우트 캠프를 떠났다.
대구시교육청 게시판에는 17일부터 수학여행을 비롯한 학생 단체활동에 관련해 90여건의 글이 올랐다.
게시글은 수학여행을 폐지하라고 요구하거나 현장체험학습 등 학생들의 단체활동을 금지·보류해달라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한 익명의 게시자는 "아이들 여럿을 선생님 한두 분이 봐야 하는 외부 단체 활동은 너무 불필요하게 많다"며 "이런 시기에 교육청 지시가 없으면 체험 학습을 간다는 학교 측 대답은 절 화나게 한다"고 썼다.
또 다른 게시자는 "이번 사고로 돌아오지 못한 교사들과 학생들을 생각하며 가족과 함께 하는 활동으로 현장체험이나 수련활동을 돌리고 학교에서는 꼭 필요한 기본적인 생활지도와 학습 및 안전지도에 온 힘을 쏟아주기 바란다"고 적었다.
대구시교육청은 지난 17일 일선학교에 공문을 보내 배·비행기를 이용한 현장체험학습에 대해서는 보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요구하고 현장체험학습에 대한 안전상황을 재점검하라고 당부했다.
(대구=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