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양작업 어떻게…국내 해양사고 수습 최고 난제

인양작업 어떻게…국내 해양사고 수습 최고 난제
세월호 인양 작업은 규모와 기술 면에서 국내 해양사고 수습의 최고 난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세월호는 국내에서 운항 중인 여객선 가운데 최대 규모인 6천825t급입니다.

2010년 침몰한 천안함이 1천200t급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5배 이상 무겁습니다.

이번 작업에는 대형 해상 크레인 4대와 플로팅 독 1대 등 세계 최고의 선박 건조능력을 갖춘 국내 조선소의 장비와 구난업체 등 전문인력이 대거 투입됩니다.

선박 전문가들은 시야가 20㎝ 정도에 불과한 수중에서 다이버가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조류를 이겨내는 것을 인양 성공의 관건으로 꼽습니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점의 수심은 37미터입니다.

게다가 이순신 장군이 명량대첩을 승리로 이끈 전남 해남과 진도 사이 울돌목 다음으로 조류가 셉니다.

이번 인양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1차 작업은 세월호의 위치를 바로잡는 것입니다.

세월호는 왼쪽으로 기울다가 180도 가까이 뒤집힌 채 침몰했습니다.

해상 크레인 4대가 완벽하게 호흡을 맞춰 선체를 인양하려면 선체의 바닥 부분이 안정돼야 합니다.

인양팀은 수중에서 선박에 구멍을 뚫어 무게중심을 바꾸는 방식으로 위치를 바로잡는 등 선체를 안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작업이 마무리되면 선체의 어느 지점에 체인을 연결할지 정하고, 다이버들이 해당 지점을 받쳐 줄 체인을 연결합니다.

세월호의 길이는 145.6미터입니다.

선체를 지탱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0개 정도 지점에 체인이 설치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체인의 무게만 수백t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사고 발생 사흘째 오전이 지나도록 선체에 진입을 못 할 정도로 조류가 강합니다.

사전 준비 작업에만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체인 작업이 마무리되면 3천600t급 옥포 3600호와 삼성 2호, 2천t급 설악호, 1천200t급 살코 등 해상 크레인 4대가 본격적으로 가동합니다.

해상 크레인들은 한 몸처럼 움직여야 합니다.

서로 호흡이 맞지 않으면 애써 들어올린 선체가 다시 침몰할 수 있고 해상 크레인이 붕괴할 수도 있습니다.

체인을 와이어로 연결한 해상 크레인은 세월호를 수직으로 인양하게 됩니다.

이때 선체는 수면 위로 12m 이상, 수중에 잠긴 부분은 10m를 넘지 않아야 합니다.

이런 수준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는 바다 위에서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장비인 플로팅 독 위에 세월호를 얹어 이동하기 위해서입니다.

플로팅 독은 현대삼호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플로팅 독 속에 물을 채우면 가라앉고 물을 빼면 떠오릅니다.

육상에서 만든 선박 블록을 이곳으로 가져와서 조립하고 나서 플로팅 독을 가라앉히면 선박을 물에 띄울 수 있습니다.

세월호는 선박 블록처럼 플로팅 독으로 옮겨지게 됩니다.

2010년 천안함 인양 때도 이 방식이 사용됐습니다.

이 과정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해상 크레인이 세월호를 인양해, 플로팅 독으로 옮기는 동안 닻이 플로팅 독의 모서리를 고정하는 역할을 하는데 조류와 바람 등 기상 조건이 변숩니다.

플로팅 독의 이동 오차는 5m 이내여야 합니다.

천안함 인양 때 현장을 지휘한 서용완 대우조선해양 선거그룹 전문위원은 천안함 인양 때와는 차원이 다르다며 물살과 수심, 시야 등 모든 조건이 최악의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침몰한 선박을 인양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암초가 아닌 수중에 있는 구조물은 선박 운항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제거해야 합니다.

선박 침몰의 결정적인 원인이 무엇인지를 규명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사고 선박을 인양한다는 것은 구조되지 못한 승객들의 생환을 기다리는 가족들에게는 큰 상처입니다.

통상적으로 인양을 결정했다는 것은 인명구조를 마쳤거나 이를 포기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양 과정에서 선체가 크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선체 내부에 공기가 남은 공간 이른바 '에어포켓'으로 해수가 밀려들어 생존자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국은 오늘 실종자 가족의 동의 없이는 세월호를 인양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천안함 사건 때 함미 부분은 사건 발생 21일 만에, 함수 부분은 30일 만에 각각 인양했습니다.

세월호 인양에는 최소 한 달 이상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