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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침몰 실종자 저체온증·질식 우려

여객선 침몰 실종자 저체온증·질식 우려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여객선의 구조작업이 지연되면서 아직 구조되지 못한 실종자들의 저체온증이나 질식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온도가 낮은 바닷물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체온이 낮아져 심폐기능이 저하되면서 심실세동 등 심각한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또 피해자중에 어린 고등학생들이 많은 점을 감안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오늘(16일) 오후 5시 현재 여객선 침몰 사고로 2명이 사망하고 293명이 실종된 상태입니다.

실종된 293명은 민간 어선에 의해 구조돼 아직 구조자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거나 배에서 빠져나와 해상에서 구조를 기다릴 가능성, 혹은 침몰된 선체내에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배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선체내에 있을 경우 배에 물이 안찼다면 다행이지만 만약 찼을 경우 익사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여기에 물이 차지 않은 밀폐된 공간에 승객이 대피해 있다면 산소 부족에 따른 질식의 위험성도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권영호 서울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은 "인원수와 면적 등에 따라 버틸 수 있는 시간이 다르겠지만 폐쇄된 공간에 많은 인원이 있으면 곧 산소가 소진돼 질식사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배에서 빠져나와 구명조끼 등에 의지해 해상에 있는 경우라면 가장 위험한 것은 저체온증입니다.

현재 바닷물의 온도가 10℃ 남짓으로 낮기 때문에 체온이 급격히 떨어져 심장기능에 이상이 생기면서 맥박이 느려지는 서맥, 심방세동, 심실세동, 심해지면 심장정지까지 올 수 있습니다.

김건배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물 온도가 16∼21℃ 이하일 경우 심각한 저체온증이 올 수 있다"며 "체온이 떨어지면 일단 근육을 통해 열을 발생해 체온을 유지하려 하기 때문에 근육량이 낮은 고령자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은 더 위험하다"고 말했습니다.

저체온증 상태가 되면 일단 구조과정에서도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박준범 순천향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체온이 32∼33℃ 수준으로 낮아지면 작은 충격에도 심각한 부정맥이 올 수 있고 출혈이 잘 생긴다"며 "구조할 때 충격이 가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구조 이후에는 체온을 올리는 것이 관건입니다.

32∼35℃ 정도의 경도 저체온증일 경우 더이상 체온을 빼앗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30∼32℃ 수준의 중증 저체온증이면 발열 담요나 따뜻한 물을 이용해 외부에서 체온을 높이는 '능동적인 조치'가 요구됩니다.

체온이 30℃ 이하로 내려가면 따뜻한 수액을 맞히거나 아니면 위장, 방광 등에 따뜻한 생리식염수를 주입해 체온을 올리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특히 이번 사고에는 고등학생 등 어린 승객이 다수 포함됨에 따라 구조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지 않도록 하는 데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큰 사고로 정신적인 충격을 받고서 나타나는 불안증세를 뜻하는 말로, 악몽, 불면증, 공황발작, 환청 등의 증상을 수반할 수 있습니다.

권영호 센터장은 "수개월간 규칙적인 정신과 상담을 통해 악몽을 꾸지는 않는지, 사고 이후 일상에 지장을 주는 문제는 없는지를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건배 교수도 "밀폐된 공간에 갇혀있거나 해상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것 등이 모두 정신적 충격을 줄 수 있는 경험이므로 신체적 기능이 회복되는대로 조기에 정신건강의학과의 상담을 받아야한다"고 당부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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