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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백색소음' 아기 귀에서 30cm 거리 둬야

박상진 기자 njin@sbs.co.kr

작성 2014.03.21 09:49 조회 재생수1,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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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백색소음 아기 귀에서 30cm 거리 둬야
 아기가 울거나 심하게 보챌 때 귀 옆에다 비닐봉지를 ‘사각사각’대며 비빈다던지, 귀를 만져준다던가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럼 (모든 경우에 그렇지는 않았지만) 아기가 신기하게도 울음을 그치는 것이다. 아이가 비닐소리를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백색소음’이라는 다소 낯 선 단어를 들었다. 소음은 분명 소음인데 백색이라고 하니 왠지 부정적이지 않은 느낌이다. 말 그래도 소음이지만 청각신경이나 신경을 거스르게 하지 않는 소리라고 한다. 보통 소리라고 하면 주파수에 따라 낮은 저음이나 높은 고음 등 특색을 가지기 때문에 ‘웅~’ 하는 저음이나 ‘삐~’ 하는 고음에 우리 청각이 반응을 하게 되지만 백색소음은 모든 주파수가 고르게 들어가 있어서 편안하게 들을 수 있다고 한다.

 백색소음의 대표적 소리로는 자연에서 들을 수 있는 시냇물 소리, 폭포소리, 바람소리 등을 꼽을 수 있다. 의미는 없지만 1차적으로 귀에 거부반응을 주지는 않는다. 이 외에도 진공청소기 소리, 수돗물 소리 등도 백색소음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아기 이야기로 돌아오면 아이가 듣고 진정했던 비닐소리나 수돗물 소리는 엄마 뱃속에서 들었던 백색소음과 유사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뱃속에 있으면서 배에 옷이 스치는 소리, 배를 쓰다듬는 소리가 비닐을 비비는 소리 등과 흡사하기 때문에 아기는 그 소리를 들으면서 ‘아, 엄마가 내 옆에 있구나’하는 안정감을 갖게 된다는 말이다. 실제 실험결과로 봐도 임산부 배에 옷이 스치는 소리와 폭포, 시냇물 소리는 같은 유형의 소리로 분석됐다. 또 전문가들은 백색소음이 다른 소리들을 덮어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집중력을 높여주고 긴장을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요즘은 아예 백색소음을 들려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도 등장했고 적잖은 엄마들이 아기들을 재우거나 진정시킬 때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엄마들이 아기 귀 쪽에 가깝게 대고 백색소음을 들려주고 있는 것은 주의해야 할 사항이다. 아마도 효과를 높이기 위해 그렇게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아기들의 청각신경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의 연구진은 북미지역에서 판매되고 있는 백색소음 발생기 14종을 실험한 결과, 최고 음량이 유아의 청각 신경을 손상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85데시벨의 크기로 8시간 정도 들으면 성인도 청각에 손상을 입을 수 있게 되는데 아기들의 경우에는 이 기준 보다도 훨씬 엄격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국내 전문가 또한 청신경 세포에 문제를 주고 이는 결국 말하는 부분에도 영향을 줘서 언어발달에도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백색소음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문제를 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반드시 아기 귀에서 30cm이상 거리를 두고 50데시벨 이상으로 음량을 높이지 않는  것이 바람직한 사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권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