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캠프] TV에서 프로축구가 프로야구에 밀리는 이유

SBS뉴스

작성 2013.05.20 16:44 수정 2013.05.29 15:5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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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전문 케이블 채널에서는 매일 프로야구를 중계한다.

야구팬 입장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좋아하는 팀의 시즌 전 경기를 TV로 시청할 수도 있다. 이렇듯 프로야구가 국내 최고 인기 리그로 자리매김한데는 방송 중계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반면 국내 프로축구 중계는 야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K리그는 물론, 나름 비중이 있다는 AFC 챔피언스리그도 시청이 어렵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축구팬들의 원성이 높다.

축구팬들의 입장에서는 프로야구 탓에 좋아하는 축구를 볼 수 없어 시청권을 박탈 당하고 있다는 피해 의식을 가질 수밖에 없다.

물론 스포츠 전문 케이블이 국내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를 모두 중계할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상의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방송사들은 소위말해 ‘팔리는’ 스포츠를 우선적으로 편성할 수밖에 없다.

스포츠 케이블 사이에서도 매일같이 치열한 시청률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시청률은 곧 광고 판매와 직결되고, 더 나아가 방송사의 수익구조에도 영향을 미친다. 길거리에서 좌판을 벌여도 잘 팔리는 물건이 눈에 잘 띄는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치다.

지난 12일 프로야구와 프로축구의 시청률을 살펴보자. KBS N스포츠에서 중계한 K리그 클래식 인천-제주 경기의 가구 시청률은 0.351(AGB)이 나왔다. 그런데 같은 방송사에서 1시간 후 열린 프로야구 롯데-LG전 시청률은 1.356이었다. 케이블 시청률 기준으로 봤을 때 엄청난 격차다. 같은 날 프로야구 4경기 중 주목도가 가장 떨어지는 4순위 경기 두산-NC전 시청률조차 0.523이 나왔다.

방송사 편성 담당자들이 눈에 훤히 보이는 이런 수치를 제쳐두고 프로야구를 포기할리 없다. 그럼에도 프로축구를 더 많이 편성하라는 것은 ‘광고는 포기하라’는 요구와 다름없다.

최근 프로야구의 관중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맞다. 올 시즌 프로축구의 경기당 평균 관중과는 불과 2000~3000명 차이에 불과하다고 한다.  겉으로 보이는 프로야구와 프로축구의 위상보다 그 격차가 적다고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경기 수, 야구의 열악한 인프라 등을 따져봤을 때 두 리그의 관중숫자를 단순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프로야구 때문에 프로축구 시청이 어렵다’고 볼멘소리하는 축구팬들의 심정은 이해간다. 하지만 그런 식의 ‘남 탓’은 팬들의 축구 사랑을 왜곡하고 말것이다. 왜 우리는 늘 모든 일에 편을 가르려 하는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방송사들이 시청률의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공익적 측면에서 프로축구를 좀 더 자주 편성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건 절대로 축구팬들에 대한 동정이 아니다. 야구 기자인 나도 축구를 즐겨본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

이 칼럼의 견해는 SBS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SBS ESPN 칼럼, 정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