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천억 들여 '손바닥 공원'…상가 내준 상인 분통

최고운 기자 gowoon@sbs.co.kr

작성 2011.07.31 21:17 수정 2011.07.31 23:11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8뉴스>

<앵커>

"종로에서 남산까지 도심을 관통하는 숲 길을 만들겠다." 되기만 하면 참 그럴듯한 계획이죠? 서울시가 3년 전부터 무려 1,300억원의 세금을 들여 추진했는데, 손바닥 만한 공원하나 만들고 끝났습니다. 자기 돈이라면 과연 이렇게 썼을까요?

현장추적, 최고운 기자입니다.



<기자>

지은 지 40년이나 지나 도심의 흉물이 돼버린 서울 종로 세운상가.

지난 2008년 서울시는 이 세운상가부터 남산까지 놓여진 상가를 모두 허물고, 녹지축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종로의 종묘에서 남산을 연결하는 폭 90m, 길이 1km의 거대한 숲길입니다.

그러나 야심 찬 계획은 시작부터 삐걱댔습니다.

첫 번째 건물인 현대상가는 일단 허물었지만, 두 번째 상가부터는 입주 상인들과의 협상이 어려움에 빠진 겁니다. 

[정광길/세운상가 상인 (2008년 당시 인터뷰) : (상가가) 개인 소유이기 때문에 서울시와 협의가 빨리 이뤄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철거한 상가 상인들에게 약속한 대체 상가 건축도 문제가 생겼습니다.

당초 약속한 상가는 122m 높이의 36층 고층빌딩.

하지만 바로 건너편 종묘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지을 수 있는 건물 높이가 절반으로 제한된 겁니다.

[차창훈/서울시 균형발전추진단 팀장 : 사전에 자문위원들 의견을 받아서 그 높이들을 결정했던 거에요. 근데 문화재청하고는 생각의 차이가 있더라고요.]

서울시를 믿고 상가를 내 준 상인들은 분통을 터트립니다.

[박영석/전자상가 상인 : 산 입에 거미줄도 못 치는 상황에서 나가고 싶은데도, 그나마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그냥 가질 못하고, 마지못해 있는 건데....]

상가를 허문 자리에 작은 공원만 하나 만들고는 사실상 사업은 중단됐습니다.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1분32초.

[최광영/서울 예지동 : 이게 뭐하는 거에요? 전시효과지. 이게 국민들 위해서 하는 일입니까?]

이 작은 공원을 만드는 데 들어간 비용은 무려 1,300억원.

거대한 녹지축 사업 계획은 이렇게 세금만 낭비한 채 손바닥 만한 공원만 남겼습니다.

(영상취재 : 김균종, 홍종수, 영상편집 : 김경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