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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지구대 취객 난동 준 이유는?

[취재파일] 지구대 취객 난동 준 이유는?
늦은 밤, 특히 금요일과 토요일 밤이면 경찰 지구대는 취객들의 소란과 난동으로 늘상 시끄럽습니다. 이 때문에 경찰들이 치안 강화에 쏟아야 할 시간을 취객들과의 실랑이로 허비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취객들이 지구대로 연행되는 이유도 가지가지입니다. 사소한 시비가 술 때문에 큰 다툼으로 번지고, 또 술에 취해 술값, 택시비를 내지 않은 경우, 심지어는 성추행과 절도 같은 강력범죄를 저지르기도 합니다.

'술이 사람을 마신' 지경에는 지구대에 와서도 좀처럼 자신의 잘못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되레 남 탓만 하며 경찰에게 폭언과 행패를 부리기도 합니다.

실제 지난해 1분기(2009.12.29~2010.3.18), 지구대에서 취객들이 난동을 부린 건수는 1,837건에 달합니다. 매일 밤마다 전국 경찰서에서 23명이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고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올 들어 이런 모습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올 1분기 지구대에서 난동을 부린 취객은 1,68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정도 줄었습니다. 여전히 21명은 매일 같이 지구대에서 난동을 부리고 있지만 지난해에 비해서는 하루 평균 2명 정도 줄었습니다.

술 소비량이나 음주 문화가 크게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변화는 왜 일어난 걸까요? 경찰은 처벌을 강화한 것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29일 난동을 부리는 취객을 엄단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실제로 경찰은 올 1분기 지구대에서 난동을 부린 취객 1,689명 중 210명에 대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구속영장 신청 비율이  12.4%에 이릅니다. (영장신청/ 지구대 난동 취객, 210/1,689). 지난해 같은 기간 10.6%(195/1,837)에 비해 1.8%P나 높아졌습니다.

경찰은 강력한 대응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구대에서 난동을 부리는 취객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인권단체들은 공권력 남용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경찰이 공권력에 도전(?)했다며 편파적인 판단을 근거로 무리하게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신체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경찰 행정력의 낭비(공권력 훼손)와 취객의 인권이 충돌하는 모양새인데요, 이런 논쟁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바로 음주문화의 개선입니다.

자제와 절제를 통해 '술이 사람을 마시는 지경'을 피하는 것이 소모적인 논쟁을 피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이제는 주말 밤 지구대가 조용해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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