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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시혁 "가수 자질?···무대 지배하는 사람"

'위대한 탄생'서 '독설' 멘토로 인기

SBS뉴스

작성 2011.04.11 12:5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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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방시혁(39)은 요즘 여느 스타 부럽지 않은 '설레브러티(Celebrity)'다.

2AM, 에이트, 임정희를 키워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이자 숱한 히트곡을 발표한 유명 작곡가지만 그는 MBC TV '스타 오디션 위대한 탄생'(이하 위대한 탄생)에서 심사위원인 '멘토'로 출연하며 '독설가'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에 가면 동갑인데 지금 한 것보다 100배 이상 잘하는 사람이 많아요. 이런 태도로는 절대 가수 못돼요."(해외 오디션 중) "왜 웃는거야, 장난이야? 네가 떨어지든 말든 난 상관없다. 니 인생이다."

'히트맨(Hitman:저격수, 암살자)'이란 그의 작곡 필명처럼 냉정한 비판을  한방씩 날린 탓에 그는 신승훈, 김태원, 이은미, 김윤아 등 다른 멘토들과는 달리 '악성 댓글'에 시달렸다. 

그러나 방송이 거듭될수록 그의 충고가 '따뜻한 독설'임을 확인한 시청자들은 지지를 보냈고 '순정만화를 봐야 잠이 들고 로맨스 영화를 보며 눈물을 흘린다'는 그의 개인 취향까지 네티즌의 화제가 됐다.   

최근 논현동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인터뷰한 방시혁은 "비약적으로 커진 회사 브랜드를 통합시키고 지상파 방송에서 음악 얘기를 한다길래 명분이 있어 출연했는데, 촬영 스케줄이 잡히면 배가 아프고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넉넉한 웃음부터 보였다. 

어떤 일이든 몰입하는 탓에 도전자들의 노래가 시작되면 그는 카메라를 잊어버린다고 했다. 그렇기에 카메라 속에서 도전자들에게 살벌하게 충고하는 그의 모습은 '리얼'이었고 대중의 호불호(好不好)는 금새 갈렸다. "독설은 전제가 남을 해할 의도가 있어야 하는데 제 말에는 그런 의도는 없죠. 사람들이 제 독설에 관심을 가진 것은 못 보던 캐릭터를 만났기 때문일 겁니다. 제 말이 자연스러워 질 때쯤이면 누군가 명분에 집착하는 걸 버리지 않을까요. 한국 사회가 폐쇄적이어서 남에게 좋은 얘기만 하는데 긍정적인 문화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좋은 가수의 자질은 과연 뭘까. 

그는 "많은 사람들은 가수의 정의를 내릴 때 노래 잘하는 사람이라고 얘기하고 싶어하고 특히 한국 사회는 그런 강박이 대단하다"며 "사실 가수가 음반으로만 소통 했던 건 음악 역사에 없다. 무대가 근간이기에 가수는 무대를 지배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에게 재목(材木)의 기준은 무대"라고 강조하며 "그 순간을 지배하려면 노래를 잘해야 하지만 노래는 절대 기준이 있는 기능올림픽이 아니다. 감동을 받으려는 것이니 수치, 논리로 설명할 수 없어 '끼'란 말이 가장 표현하기 쉽다.

'저 사 람의 목소리는 왜 나를 감동시키는가'는 설명하기 힘들다. 왜 자의적이냐고  묻는다 면 난 전문가이니 자의적이다. 그럴려고 5명의 멘토를 모아둔 것"이라고 했다. 

지상파 방송과 케이블 채널 등 오디션 프로그램이 잇따라 열리는 시대, 이런 프로그램 출신들이 성공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외로 '노 코멘트'를 했다. 

"제가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한 사람이고 음악계 안에 이해관계가 녹아있으니 성공 여부와 관련된 발언은 하기 어려워요. 하지만 도전자들 가운데 가능성이 보이는 친구가 분명 있고, 또 제가 프로듀싱한다면 성공시킬 자신은 있어요."

가요계에서 성공한 작곡가로 입지를 다진 그지만 그는 가요계에 입문한 뚜렷한 계기가 없었다고 했다. 서울대 미학과 91학번으로 음악에 대한 의지가 강해 목숨을 걸지도 않았다. 

그는 "중학교 때 밴드를 했고 1995년 '유재하 가요제'에서 동상을 탔다"며 "데모곡이 흘러가 1997년 박진영 씨가 듣고 '같이 해보자'는 제안을 했다. '유재하 가요제'가 끝나고 대학생 때 원투의 오창훈이 있던 그룹 체크의 음반에 곡을 두 곡 넣은 게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god의 '하늘색 풍선', 비의 '나쁜 남자'와 백지영의 '총 맞은 것처럼', 2AM의 '죽어도 못 보내', 옴므의 '밥만 잘 먹더라' 등 히트곡을 잇따라 발표했다 .

그는 "난 작곡가로서 흡족한 적이 없다"며 "근래 몇년간 히트곡이 계속 나왔는데 뭐가 히트하는지 모르겠기에 늘 불안하다. 언제나 몇십 킬로(㎞) 밖에서 하늘에 대고 활을 쏘는 느낌이다. 무서운 확률로 맞아떨어지면 더 두렵다.

늘 '사람들이 뭘 좋아할까'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삶의 연속이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1997년부터 2005년 독립 회사를 차릴 때까지 자신의 음악에 큰 영향을 끼친 사람으로 박진영을 꼽았다.

"전 게으른 성향의 사람인데 음악에 대해 독해지고 부지런해진 건 박진영 씨의 영향입니다. 박진영 씨는 대중을 즐겁게 하는 요소를 아는데, 그건 '노래가 뜬다'라는 것과 다르죠. 박진영 씨는 그 부분에 있어선 천부적인 감각이 있었고 전  체득하며 배웠어요." 

그는 요즘 '위대한 탄생' 등의 방송 출연으로 인해 곡 쓰는 데 집중하기 힘들다고 했다.

그는 "방송도 집중해야 한다는 점에선 곡 쓰는 것과 같다"면서 "전 5명의 멘토 중 유일하게 연예인이 아니니 방송에 나가 어떤 역할을 해야해 연구도 해야 하고 자기를 잃으면 안된다는 강박관념에도 시달린다. 연예인들의 심정이 이해된다. 아마  모범생 기질 때문인 것 같다"며 웃었다. 

방시혁은 일련의 모든 활동이 자신이 일구고 성장시켜야 할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위한 것이라고 했다. 

"노키아 CEO의 말을 빌려 설명하면 제게 빅히트엔터엔터인먼트는 음악인으로서 제 삶이 기반하는 플랫폼이죠. 제 음악적인 욕구를 발현시키는 곳이고 대중과 소통하는 곳입니다. 저의 모든 것이 출발하는, 제가 지켜야 할 정거장이죠."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