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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기보·신보 통합방침 논란

SBS 뉴스

작성 2008.08.27 15:3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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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양대 보증기관인 기술보증기금과 신용보증기금의 통합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를 명분으로 한 통합론과 기보의 본사가 위치한 부산을 중심으로 한 `독자 존치론'이 팽팽하게 맞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정부의 통합방침이 최종 확정되면 기관간, 지역간 갈등 등 후폭풍도 거셀 것으로 우려된다.

부산지역의 통합 반대 여론뿐만 아니라 벤처.이노비즈기업 단체들의 잇단 통합 반대 성명 및 집회, 전국 이공계 교수들의 기보 독자 존치 요구 성명 발표 등에 부담을 느낀 정부는 지난 26일 2차 공기업 개혁안에서 기보. 신보 통합건을 슬그머니 뺐다.

그러나 현재 정부의 정책 기조로 보아 다음달로 예정된 3차 공기업 개혁안에는 기보.신보 통합건이 어떤 식으로든 포함될 것으로 보여 통합을 둘러싼 논쟁이 한층 가열될 조짐이다.

또 기보의 본사가 위치한 부산지역의 정계.경제계.시민사회단체 등이 27일 기보 사수를 위한 범시민 대책위까지 구성하고 결사 항전을 다짐해 정부의 통합 수순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가 만만찮은 반발과 논쟁에도 불구하고 두 기관의 통합을 추진하는 이유는 뭘까?

금융계에서는 두 기관이 안고 있는 비효율성 등 문제점들이 공기업 개혁으로 대변되는 공기업 선진화 명분에 맞아 떨어지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통합론의 핵심에는 두 기관의 업무의 유사성과 이에 따른 중복보증, 통합의 시너지 효과가 자리하고 있다.

신보가 독점하던 금융보증시장에 지난 90년대 초 기술보증을 주 목적으로 한 기보가 뛰어들었지만 두 기관의 업무간 경계가 모호해 동일한 시장에서 뺏고 뺏기는 출혈경쟁이 불가피했고, 중복보증 문제도 끊임없이 제기됐다.

기보는 90년말 IMF 외환위기 때 자금난을 겪던 기업에 무한보증을 제공해 외환위기 극복에 일조했지만 `무차별적 퍼주기 보증'으로 인해 막대한 부실을 초래해 결국 2005년 퇴출 위기를 겪기도 했다.

정부의 강도높은 구조조정 요구와 기보의 기술금융전문기관으로의 특화 전략 및 자구노력으로 중복보증률이 지난 6월말 현재 14.3% 수준으로 낮아지기는 했지만 출혈경쟁이 극에 달했던 2005년 중복보증률은 무려 54.4%에 달했다.

정부는 기보 측이 기술금융전담기관으로의 환골탈태를 주장하고 있지만 어차피 지원대상이나 지원방식이 유사해 글로벌 금융시대에 두 기관을 통합하면 보증금융시장에서 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통합대상인 기보는 물론 기보의 본사가 위치한 부산, 공기업 이전계획에 따라 신보 본사가 옮겨갈 예정인 대구, 보증금융과 관련한 이해당사자인 중소기업 등은 각각의 이유를 들어 반대 입장을 전개하고 있다.

기보와 신보 모두 통합에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형님격인 신보가 소극적인 반대입장인데 비해 신보로의 흡수통합 가능성이 있는 기보는 정부의 통합 논리에 일일이 정면대응하고 있다.

특히 중복보증 문제에 대해 기보는 "올 들어 지난 6월말까지의 신규보증 중 중복보증비율이 2.6%에 불과할 정도로 업무영역 특화를 통해 중복보증 문제를 해소했다"고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업무 유사성에 대해서도 "기보는 기술평가를 통한 기술혁신형 기업의 기술개발 촉진 및 사업화 지원에 주력하고 있으며, 신보는 신용평가를 통한 중소기업의 채무보증에 주력하고 있다"고 기보 측은 주장하고 있다.

기보 통합 저지를 위한 범시민 대책위까지 발족한 부산지역은 또 다른 이유로 반대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

전국 규모의 금융기관으로는 유일하게 부산에 본사를 둔 `기보'를 내줄 경우 부산이 야심 차게 추진중인 글로벌 금융도시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게 부산지역의 반대 명분이다.

벤처.이노비즈기업 등 기술혁신형 기업을 중심으로 한 중소기업들은 생존차원에서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동안 이들 기업은 매출액 및 재무상황 등 과거실적 위주의 보증 시스템을 지닌 신용보증기금보다는 기업의 기술성, 시장성, 사업성 등 미래가치 평가를 통해 보증을 지원하는 기보를 통해 자금을 어렵지 않게 확보할 수 있었다.

이들은 정부가 `두 기관이 통합되더라도 기보의 장점인 기술평가시스템 등 맞춤형 보증공급시스템은 유지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보증 문턱이 지금보다는 훨씬 높아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대구는 두 기관의 통합에 따른 득실 계산이 쉽지 않은 탓에 원론적인 반대입장을 펴고 있다.

대구의 입장에서는 대구로 옮겨올 신보에 기보가 흡수합병되면 금상첨화겠지만 두 기관의 통합 본사가 비용 최소화 방침에 따라 기보의 본사가 있는 부산이 될 수도 있고, 통합을 이유로 신보의 통합이전 계획이 백지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보와 신보는 최근 통합 논란뿐만 아니라 이사장 교체과정에서도 홍역을 치렀다.

재공모 등 우여곡절 끝에 기보는 재경부 고위관료를 지낸 부산 출신의 진병화씨가 이사장으로 발탁됐고, 신보는 정계 파워가 막강한 대구 출신의 한나라당 안택수 전의원이 이사장으로 낙점을 받았다.

두 기관은 각각 힘있는(?) 이사장 취임을 계기로 현재 벌어지고 있는 통합논리와 명분을 둘러싼 논란과는 별개로 정부의 통합 방침 확정 후 주도권을 쥐기 위해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만약 통합 쪽으로 결론이 나면 향후 두 기관의 통합을 위한 실무작업이 본래의 목적 및 취지와는 달리 기관간, 지역간 실리 싸움과 세대결 양상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두 기관의 통합 논란이 어떻게 귀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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