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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필과 협연한 19세 피아니스트 김선욱 군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새 스타 김선욱(19, 한국예술종합학교 4년)군이 영국 런던 무대에 데뷔했다.

지난해 세계적인 권위의 리즈 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동양인 최초, 최연소의 나이로 우승한 김 군은 부상으로 9일 런던 로열페스티벌홀에서 바실리 시나이스키가 지휘하는 런던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함께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을 협연했다.

열정적인 연주로 런던 데뷔 무대를 장식한 김 군은 땀에 흠뻑 젖은 채 "말할 기력도 없다"며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고 공연 소감을 밝혔다.

김 군은 19세의 나이 어린 피아니스트라고 할 수 없이 섬세하고, 절제된 연주로 뛰어난 기교와 음악적 감성을 요구하는 이 곡을 아름답게 표현했다.

세계적인 문화예술의 중심지 런던에서 메이저급 오케스트라인 런던필하모닉과 협연함으로써 김 군은 이제 유럽 음악계에 정식으로 이름을 알리고 스타 탄생을 예고하게 됐다.

김군 은 "공연 전후 30분 동안은 아무 것도 눈에 보이지 않았고, 귀에 들리지 않았다"며 "런던필하모닉과 하니까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지 않으려 했고, 평소 연주하듯이 음악에만 몰두했다"고 말했다.

영국의 클래식 관객은 노인들이 많지만, 김 군은 뜨거운 박수와 함께 커튼콜을 네 차례 받았다.

이날 연주회가 열린 템스강변 로열페스티벌홀 객석 2천900석은 거의 빈 자리 없이 꽉 찼고, 티켓은 공연 전 매진됐다.

이미 다른 무대에서 8회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을 연주한 경험이 있다는 김군은 "정작 피아니스트였던 라흐마니노프는 이 곡을 감성적으로 치지 않았고, 과장하지 않고 드라이하게 연주했다"고 곡에 대한 느낌을 밝혔다.

"개인적으로는 베토벤, 브람스, 슈만의 곡을 좋아하지만, 라흐마니노프처럼 피아니스트가 작곡한 작품은 다양하게 해석하고 표현할 여지가 많아 재미있다"고 그는 말했다.

리듬이 몸에 밴듯한 런던필 단원들은 매우 호의적이었고, 자신이 원하는대로 음악을 따라와줬다고 김군은 말했다.

음악회를 지켜본 세계적인 클래식 매니지먼트 회사 '아스코나스 홀트'의 아티스트 매니저 게탄 르 디벨렉은 "드라이하면서도 음악성을 살린 매우 인상깊은 연주"였다며 김 군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군을 후원하는 대원문화재단의 김일곤 이사장 등 클래식 애호가 30여 명과 함께 서포터 그룹으로 런던까지 온 피아니스트 신수정 전 서울음대 학장은 "나이가 아직 어린 데도 카리스마가 있는 피아니스트"라고 김 군을 칭찬하며 "런던필하모닉과 연주를 하는 모습을 보니 선배 피아니스트로서 너무나 대견하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 군은 앞서 지난 4일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 바이올리니스트 아이작 스턴, 정경화, 첼리스트 쟈클린 뒤 프레 같은 거장들이 젊은 시절 거쳐간 유명한 런던의 밀힐뮤직클럽에서도 독주회를 가졌다.

초등학교 2학년 때 꿈은 정명훈 씨 같은 지휘자였지만 지금은 피아노 치는 데만 전념한다는 그는 내년 2월 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면 이제 성인 연주자의 대열로 접어들어들게 된다.

그는 "올해에는 세계 각국으로 연주를 다니느라 바빴지만, 내년에는 좀 더 나만의 시간을 갖고 차분히 앉아서 공부를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런던 공연 이후 김 군은 정명훈이 지휘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 11월 20~21일 베이징 연주에 나서고, 내년 1월에는 영국 맨체스터에서 마크 엘더가 지휘하는 할레 오케스트라와 함께 리즈콩쿠르 우승곡인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다시 연주한다.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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