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에 걸린 환갑의 딸을 돌보는 팔순 노모가 있습니다. 내 자식이니 힘든 줄 모르겠다지만 그 고통이야 이루 말할 수 없겠죠.
치매 극복의 날을 맞아 이들 모녀를 안서현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서로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두 사람, 어머니와 딸입니다.
도착한 곳은 동네 복지회관.
이곳에서 모녀는 노래도 부르고 글도 배우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이런 일상을 챙기는 건 83살의 어머니 몫입니다.
3년 전 환갑이 다 된 딸이 치매라는 청천벽력같은 진단을 받았습니다.
[박순례 (83세)/어머니 : 내 자식인데 힘든지는 모르고 내 자식이니까 항상 마음에 걱정되고….]
평생 학교에 다닌 적 없는 어머니는 딸이 치매를 극복할 수 있도록 초등학교 과정을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공부할 때만큼은 치매를 잊습니다.
[볼 수가 없이 잘해요. 이렇게 잘해요. 색칠하는 것도 이렇게 잘하고. (우리 딸) 솜씨가 얼마나 좋은지 알아요?]
어머니의 소원은 하나입니다.
딸보다 딱 하루만 더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자신이 곁에 없으면 딸이 남은 세월을 어떻게 살아갈지 벌써 눈앞이 캄캄합니다.
[지금은 (딸이) 내 옆에 없으면 못 살 거 같은데. 내 옆에 없으면 (내가) 못 살 거 같아.]
생계를 꾸리느라 어릴 적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한 게 한이 됐다는 어머니.
늘그막에라도 딸과 함께 보내는 이 시간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이홍명, VJ : 신소영·김형진, 화면제공 : 경기도 광역치매센터)
(SBS 비디오머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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