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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주체사상'을 배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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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새누리당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내건 현수막입니다. 왜곡 논란과 비판이 거세지자 부랴부랴 자진 철거한 현수막입니다. 

하지만 다음 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직접 나서 학생들이 지금 주체사상을 배우고 있다며 이해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시민단체들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새누리당을 검찰에 고발했고 국회에서도 주체사상을 놓고 뜨거운 설전이 이어졌습니다.

느닷없는 주체사상 논란은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발표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정부와 여당이 국정교과서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로 내세운 것 중 하나가 바로 '학생들이 주체사상을 배우고 있다'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서슬퍼런 군사정권 시절, 주체사상이란 말만 입 밖으로 꺼내도 잡혀가긴 했다지만, 지금 교과서는 어떻게 나와있기에 이 난리일까요? 직접 확인해봤습니다.
 
우선 가장 많이 보고 있는 교과서 두 종을 보면, 주체사상에 대한 부분은 간략한 개념적 설명과 비판적 평가로 구성돼 있습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주체사상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학생들이 많이 보는 한국사 교과서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권력 독점과 김일성 신격화 도구로 주체사상이 이용됐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채택률이 4% 안팎인 다른 교과서 두 종 역시, 주체사상은 '개인숭배'와 '반대파 숙청' 수단으로 사용됐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친일과 독재 미화 논란이 컸던 가장 보수적인 역사책으로 평가받는 교과서는 주체사상에 대한 비판의 강도가 오히려 약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특히, 새누리당이 가장 문제 있다고 지목한 가장 진보적이라는 교과서 조차 주체사상에 대해 김일성 주의로 변질돼 반대파를 숙청하고 북한 주민을 괴롭히는 수단이 됐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모든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살펴보니 여당의 주장대로 학생들은 주체사상을 배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무비판적이거나 긍정적으로 배우는 게 아니라, 주체사상의 문제점과 비판적 평가를 바르게 배우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주체사상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건, 교과서가 아니라 정부였습니다. 통일부 소속 통일교육원은 북한노동당 규약 원전을 그대로 인용해 주체사상을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교육부가 고시한 <2015 개정 교육과정>에도 '주체사상과 세습체제'를 '교과서에 반영'하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교육부의 이 지침은 학교와 교사가 반드시 따라야 하는 지침입니다.

김일성이 창시하고 김정일에 의해 선포된 주체사상은 '김일성주의', '수령절대주의'로 불리는 북한의 '체제이념'이자 '통치원리'입니다. 지난 1997년 망명한 황장엽 북한 노동당 비서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남과 북이 분단된 대치 상황에서 북한의 핵심 통치 이념을 가르치는 건, 국가보안법으로 처벌받게 돼 있습니다. 과거 일부 급진 세력이 했던 것처럼 주체사상을 긍정적으로 학습, 전파하는 것은 분명 큰 문제입니다.

하지만 교육부가 직접 교육을 지시했고 주체사상이 북한 주민을 힘들게 하고 김일성 독재 수단을오 사용됐다는 비판적 사실만을 다루는데도 아이들이 교과서로 주체사상을 배우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는 정부와 여당은 도대체 무엇을 원하는 걸까요? 그냥 옛날처럼 주체사상이란 말은 입 밖에도 꺼내지 말라는 걸까요.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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